매일신문

文대통령-尹당선인 19일 만의 지각 만남, 무슨 얘기 나눌까?

인사 문제·집무실 이전·MB 사면 해결책 나오나
대화로 의미있는 결실 기대
北 도발·방역 대책·물가 불안…현안 숙의 분위기 연출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으로서는 가장 늦게(대통령선거 이후 19일)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대한민국 국정에 관한한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지는 해'와 '뜨는 해'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7일 "기본적으로 우리가 맞부딪치고 있는 국내적인 문제, 안보와 민생 문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들을 놓고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다 보면 국민께 의미 있는 결실을 전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라는 점을 확인했다.

양측은 회동 전 사전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임기 말 주요 정부기관 인사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산 ▷코로나19 손실보상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의 대한 논의는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윤 당선인 측이 임기 말 '알박기 인사' 전반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한 최소한의 언급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들의 관심이 큰 자리라 노골적인 이야기까지는 나오지 않겠지만 당선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는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가 안보 공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한 대통령 집무실 조기 이전 문제도 논의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조속한 성과를 위해 워낙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이라 현직 대통령도 마냥 고개를 돌리고 있을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윤 당선인이 대선기간 중 공약한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편성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임기 내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지만 양측 모두 코로나 피해보상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극적인 타결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밖에 이른바 '친이계' 인사들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이날 회동에서 실마리를 찾을지도 관심사다.

이와 함께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후 21개월 만에 만나는 두 사람이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지도 관심사다. 문재인 정부 초반 한배를 탔던 두 사람의 관계는 조국 사태와 대선 정국을 거치며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특히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전(前) 정권 적폐 수사'를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강력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응,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물가 불안 등 나라 안팎의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숙의하는 분위기로 회동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사인 간의 만남이 아니라 국정최고책임자의 자리를 인수인계하는 회동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부분은 아주 절제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만이 이해할 수 있는 고뇌들을 주고받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