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상 회복에…체험 콘텐츠 강화한 대구지역 롯데백화점, 힘 얻나

코로나19 시대 보복소비로 명품 갖고 있는 백화점들 실적 '훨훨'
일상 회복 커지면서 '리오프닝'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
체험·친근 이미지 강화한 대구 지역 롯데백화점 '기대'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오픈한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오픈한 'GDR 아카데미'라는 골프연습장. 롯데백화점 제공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의 지역 상권 맞춤형 MD(상품기획) 전략이 조금씩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 같은 예상이 나오는 건 코로나19 시대에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중심으로 한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 소비자들이 피로함을 호소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늘길이 열리면 명품 보복소비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올 봄부터 일상 재개 가능성으로 야외용품 등 '탈코로나' 수요가 본격 몰릴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로 명품 브랜드를 앞세운 백화점들의 승리 공식이 약해지고, 체험형 콘텐츠로 지역 주민 등과의 상호작용에 힘 쏟았던 백화점들이 조금씩 주목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빅3' 백화점 중 대구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던 롯데백화점 대구점·상인점은 지난해부터 확대한 체험형 콘텐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대구점은 지난해 6월 중순 매장 안에 'GDR아카데미'라는 골프연습장을 열었다. 석 달 만에 회원 수 500명을 확보한 데 이어 현재까지 800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했다.

회원 장재호(45) 씨는 "집 근처 백화점에 대형 골프연습장이 생긴 데다 타석 간 거리가 넓어 만족스럽다"며 "골프에 필요한 용품도 백화점에서 바로 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실제 지난 1~2월 두 달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골프 장비와 골프 의류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6%, 22% 증가했다.

대구 롯데백화점은 귀한 대접받던 서점이 코로나19로 속속 문을 닫을 때 오히려 반대 방향을 택했다. 다른 백화점들이 서점 문을 닫은 데 비해 작년 6월 지하 2층에 920㎡ 규모의 '영풍문고'를 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1호선 대구역과 대구역 지하상가와 맞닿는 곳에 있는 데다 지하 델리코너와 인접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곳 영풍문고엔 약 4만여 권의 서적과 쉼터·독서 테이블·키즈존 등이 조성됐다.

이는 당장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체험형 콘텐츠로 '브랜드 PR'을 강화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9층 아동관에는 대구 지역 백화점 최초로 가족과 함께 책을 통해 영어를 접하는 체험형 스토리텔링 키즈 북카페 '부밀리(Book+Family)'도 입점했다.

상인점도 지난해 약 30억원을 들여 대대적으로 매장을 새단장하며 '지역 밀착형' 점포 역할을 해오고 있다. 기존 문화센터 면적을 2배로 늘려 주민들이 소통·휴식할 수 있는 공간 콘셉트로 커뮤니티룸·필라테스룸·쿠킹룸 등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문화센터 옆에는 '휘게문고'를 열어 주민 소통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의 친근한 이미지 브랜드 전략이 코로나 시대에는 주춤해 전략을 변경하는 시도도 있었다"면서도 "대형·프리미엄 전략이 필승으로 이어지는 공식은 올해부터 옅어질 수도 있다. 지역 상권 맞춤형 상품기획이 중요해진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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