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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려고…" 권영진 '깜짝 불출마' 참모들도 몰랐다

회견 후 "어머님 편찮으신데 남은 효도 할 것…특별한 계획 없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2층 브리핑룸에서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대구시청 본관 2층 브리핑룸에서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과 일주일 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깐부'를 강조하며 3선 의지를 불태웠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6·1 지방선거 불출마를 깜짝 선언했다. 참모진들조차 이날 새벽에서야 이를 파악했을 만큼 갑작스러운 발표였던 가운데, 권 시장은 비교적 덤덤한 표정으로 3선 도전의 꿈을 접는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검정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권 시장은 브리핑룸에 들어오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준비해온 입장문을 낭독했다.

차분하게 불출마 이유를 설명하던 권 시장은 코로나 당시 일각의 신천지 낙인 논란과 백신 사기 사태를 얘기하면서는 다소간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평온을 되찾은 듯 입장문을 모두 읽어 내려갔고, 이후 언론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권 시장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을 취재하러 온 언론인들에게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엔 "몸도 마음도 지쳐 좀 쉬려고 한다. 특히 어머님이 편찮으신데 남은 효도를 다해야 할 것 같다. 특별한 계획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중구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후 언론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중구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후 언론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한편 이날 브리핑룸 백드롭엔 '중단없는 혁신을 통해 내일이 더 행복한 대구를 만들겠다'고 적혀 있어 권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묘한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권 시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시대와 함께 할 다음 대구시장 선거는 누가 당선인과 호흡을 맞출 동지인지, 누가 윤 당선인의 깐부인지를 선택해야 대구에 희망이 있다"며 3선 도전 의지를 강조했었다.

참모진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한 자리에 모이고선 남은 임기 대구시정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권 시장 측 핵심 관계자는 "참모진들도 어제 밤 언론 보도를 통해 권영진 시장의 불출마 의사를 접했다. 당혹스럽지만 시장님의 결단을 존중하고 남은 임기 동안 시정을 잘 마무리하도록 조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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