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3선에 도전할 뜻을 접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을)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권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막판에 지지율을 크게 잃었지만, 재선 시장을 하면서 다져둔 지역 내 지지 기반은 견고히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흡수하는 쪽이 선거 초반 유리한 입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권 시장 캠프를 구성했던 참모진들의 휴대전화부터 불이 났다. 캠프 구성원들을 영입하려는 의도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권 시장과 접촉해 지원을 얻어내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시장 측 관계자는 "불출마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을 비롯, 경쟁하던 후보들 쪽 사람들이 연락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각 후보 측에선 권 시장의 불출마에 저마다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는 분위기다.
먼저 김재원 전 최고위원 쪽에선 권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깐부'를 재차 강조한 만큼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온 김 최고위원으로 권 시장 지지층이 흡수될 것으로 보고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돌연 권 시장의 불출마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도중 회견장 밖에서 명함을 돌리며 권 시장이 나오기를 기다렸고, 사전 약속이 없었기에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 측 관계자는 "불출마를 선언한 시장이 나오면 악수라도 하며 사진이 찍히기를 기다린 것 아니냐"며 "아무리 정치라지만 상도의가 없는 행동"이라고 분개했다.
반대로 홍 의원 쪽에서는 결국은 권 시장의 지지층도 민심 흐름에 따라 쏠림 현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물밑에서 권 시장 측 인사들에게 합류 의사를 타진하는 한편, 홍 의원과 권 시장이 고려대 선·후배 사이라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상 다른 후보들을 큰 격차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이미 '대세론'을 형성했다고 보고 있다"며 "당심은 결국 민심을 따라오게 돼 있고, 권 시장 지지층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느냐. 31일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어떤 방식으로든 대구시장 선거에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후보들 간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면서 대구의 발전을 이끌어갈 적임자인지 시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이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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