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석민의News뷰] 좀스럽고 민망한 문재인? Vs. 청와대의 김정숙 샤넬 옷 거짓말?

문재인 정권은 임기 만료 한 달여 밖에 안 남긴 지금까지 북악산 전면 개방 '꼼수'와 김정숙 샤넬 한글 재킷 관련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작정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서 북악산 남측 개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서 북악산 남측 개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하다 못해 비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시정잡배(市井雜輩)들이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권부(權府)인 청와대를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정숙 여사, 그리고 이들을 보필한다는 청와대 참모들 이야기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5일 느닷없이(?) 청와대 뒷편 북악산에 올랐다. 그리고 난데없이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막힌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6일부터 전면 개방한다고 선언했다.

청와대는 "북악산 전면 개방은 2017년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밝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이다. 접근이 제한되던 청와대 인근 지역의 공간들이 국민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닫혀있던 문을 열고 청와대 인근 공간을 국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과 소통하고 '열린 청와대'라는 상징적 변화를 이뤄냈다"고 했다.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문재인 청와대의 이같은 수사(修辭)와 행태는, 내달 초 출범할 '윤석열 정부'를 김빼고 어깃장 놓기 위한 꼼수라는 것을 알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5월 10일 0시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고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 국방부로 옮긴다는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가 완전 개방 될 경우 문재인 청와대가 6일 전면 개방을 선언한 북악산 등산로 역시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가 느닷없이 '북악산 등산로 전면 개방'을 임기 만료 한 달여 앞두고 선언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개방 효과에 김을 빼면서 '숟가락' 하나 올리려는 또 하나의 쇼(show)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의 청와대는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을 지키는 의미라고 애써 정당화 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 지난 5년 동안 뭐하고 있다가 임기 만료가 한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지금에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전면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을 실천하려고 하니까 뒤늦게 공약 타령하면서 '어설픈 선수'를 치느냐고,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청와대가 단순한 '꼼수' 차원을 넘어 비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을 사는 이유는 또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국가안보를 내세우며 "무리하다"는 논리로 발목을 잡아 왔다. 이랬던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갑자기 국가안보를 내팽겨치고 '청와대 인근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좀스럽고 비열한 꼼수로 지난 5년을 보냈던 문재인의 청와대는 급기야 '대국민 사기극'으로 정권을 마무리 할 생각인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으로 확산한 사치·특활비 논쟁과 관련한 그동안의 청와대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프랑스 방문 때 입었던 샤넬옷(오른쪽)과 인천공항 박물관에 전시된 샤넬옷(왼쪽)은 얼핏 보기에도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 캡쳐
김정숙 여사가 프랑스 방문 때 입었던 샤넬옷(오른쪽)과 인천공항 박물관에 전시된 샤넬옷(왼쪽)은 얼핏 보기에도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 캡쳐

지난달 29일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2018년 프랑스 순방에서 김정숙 여사가 입었던 샤넬 한글 재킷에 대해 "샤넬에서 여사님께 한글이 새겨진 의복을 대여해 줬다. 대여이기 때문에 당연히 반납했고, 그 이후에 샤넬 측에서 우리의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해 지금 전시하고 있다"고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역시 "옷을 빌려 입고 다시 샤넬에 돌려줬더니 (샤넬 측에서) '한글로 디자인 돼 의미가 크니 한국에 기증하겠다'고 해 우리나라로 기증됐고, 그게 지금 인천공항에 아마 전시가 돼 있을 것"이라고 샤넬 재킷의 행방에 대해 재확인해 주었다.

진실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거짓이었다는 것이 언론의 취재로 밝혀졌다. 먼저 현재 인천공항에 전시돼 있는 샤넬 한글 재킷은 2018년 김정숙 여사가 프랑스 순방 당시 입었던 그 '샤넬 한글 재킷'이 아니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언론에서 "논란이 있어서 우리도 확인해봤는데, 기증된 것은 김 여사가 착용했던 재킷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샤넬코리아 측도 "사실 박물관에 전시된 것은 김 여사가 입었던 옷이 아니라, 나중에 한국에서 요청이 와서 '다시 제작한 옷'"이라고 고백했다.

김정숙 여사가 샤넬 한글 재킷을 입었던 것은 2018년 10월이고, 기증이 이루어진 시점은 그로부터 무려 37개월이나 지난 지난해 11월이었던 것이 확인됐다.

'샤넬 측이 기증 의사를 밝혔다'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설명도 거짓이었다. 샤넬코리아 측은 '한국 정부의 기증 요청에 따른 것'이라면서 자발적 의사가 아니었음을 언론에서 분명히 했다.

'샤넬 한글 재킷'을 차려입은 김정숙 여사가 프랑스 순방을 마친지 37개월이나 지난 뒤에 문재인 정권이 샤넬 측에 기증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샤넬 측에서는 다시 유사한 샤넬 한글 재킷을 만들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했으며, 이것이 현재 인천공항에 전시되고 있다는 것으로 모든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다소 무리하고 괴기스러워 보이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와 거짓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시민단체 한국납세자연맹으로부터 김정숙 여사의 옷값 출처와 특수활동비 사용내역 등을 공개하라는 소송에 직면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소송에서 문재인의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과 국방, 외교관계 등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있어 국가의 중대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면서 공개를 거부했지만, 법원은 올해 2월 "국가 이익을 해할 우려와 공무 집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없다"고 김정숙 여사의 옷값 공개를 판결했다.

문재인의 청와대는 항소라는 꼼수를 동원해 김정숙 여사의 옷값과 특활비 공개를 막기 위한 시간을 벌고, 내달 퇴임 후 대통령 기록물에 포함시켜 15년에서 최장 30년까지 공개를 막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문제의 샤넬 한글 재킷이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 샤넬 측에서 다시 제작되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된 시점은 바로 한국납세자연맹-청와대의 소송이 막바지로 향해가던 시점이었다. 문재인의 청와대가 '거짓의 시나리오'로 국민을 속이려 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프랑스 순방에서 자랑했던 '샤넬 한글 재킷'의 행방이 묘연해 온갖 억측을 낳았다.

급기야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6일 "2018년 김정숙 여사가 착용한 재킷은 현지 샤넬 프레스팀으로부터 한 번 대여된 것"이라며 "(김 여사가 착용 후 반납한) 옷은 현재 샤넬 패트리모니(Patriomony)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패트리모니는 샤넬 본사에 위치한 회사 역사전시관이다. 다만 김정숙 여사가 입었던 재킷은 현재 대중에게 공개 전시돼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이런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그동안 국민들에게 김정숙 여사의 '샤넬 한글 재킷'에 대해 설명했다는 것이 쉽사리 믿기지 않는다. 솔직히 지금으로선 샤넬 측의 설명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뭔가 이상하다.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괴기스러움이 문재인 정권의 본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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