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대구시장 선거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압도적 존재감에 대항해 '반(反) 홍준표' 기치를 내건 정치 세력들이 본격적으로 결집하면서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6일 홍 의원의 '대구시청 달서구 이전 재검토' 발언이 결집의 발단이 됐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시청 이전이 과연 그리 급한 업무이고 수천억 원 예산을 들여야 하는 것인지 전부 검토해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청 이전사업을 원안부터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읽혀 논란이 됐다. 경쟁자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정상환 변호사 등은 즉각 성명을 내고 "시민들의 공론을 모아 내린 결정을 뒤집겠다는 것이냐"며 홍 의원을 맹폭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7일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시청 이전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 시민들의 열망에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입장을 바로잡았다. 그러면서 "시청을 이전하는 자리에 새로운 도시 계획을 세워 도심 공동화 현상은 막겠다"고 부연했다.
홍 의원이 입장을 정정했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이번 발언이 국민의힘 후보군들이 본격적인 '반홍' 전선을 형성하는 데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고있다. 선거판이 홍 의원의 독주 구도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후보들이 적극적인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권용범·김점수·김형기·정상환 등 다른 후보군을 향해 '단일화'를 제안하며 시작점을 끊었다. 이 전 사장은 이날 "홍준표·김재원·유영하 등 현재 유력 후보군은 정치적 계산으로 대구를 이용하려고 한다. 단일화로 저지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김 전 최고위원은 홍 의원의 지역 내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을 전격 영입하며 본격적인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 2020년 총선 때부터 홍 의원을 도왔던 이 전 구청장은 최근 홍 의원의 출마 관련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결별설이 돌고 있었는데, 김 전 최고위원 측에 합류하며 홍 의원을 떠난 것이다.
이 전 청장은 성명을 통해 "홍 의원처럼 불통의 독불장군,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에게 대구시정을 맡겨서는 안 된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본 솔직한 소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미 같은 '친박' 출신인 김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의 단일화설이 물밑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다른 후보들의 공식적인 단일화 제안까지 나오면서 대구시장 선거판은 '홍준표 대 반홍준표'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독주'에 가까운 구도를 형성하는 상황에서 고착된 판세를 깨려는 후보군이 '시청 이전 백지화' 논란을 짚고 넘어간 것"이라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홍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내 후보들이 합종연횡으로 대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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