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원수 줄어든 곳 '자리 싸움' 늘어난 곳 '눈치 싸움'…경북도 선거구 획정 여진

성주·청도 감축 소식에 당황…한 자리 놓고 여러 후보 경쟁 "홍보 구역 넓어져 걱정 태산"
"서울시 면적 버금가는 시골마을, 이제부터 다 누벼야할 판"
구미·김천·포항 1-2곳 증대, 예비 후보 표 계산에 바빠져
경산·경주는 종전 선거구 유지…"늘어야 하는데 패싱" 여론도
도의원 추가모집에 대한 기대감도…최소 6개월 전에는 선거구 확정돼야 지적

15일 오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광역의원 선거구를 확정하자 경북 지역 정가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구 의원수 증감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지방선거 전 대구 편입'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군위군은 잠잠한 분위기를 보인다.

◆서울 넓이 면적 언제 챙기나

선거구가 두 자리에서 한 자리로 줄어든 성주도의원 예비후보들은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한 세 사람은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애초 1선거구에선 정영길(3선) 현 도의원과 강만수 성주효병원 이사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고 2선거구에선 이수경(재선) 도의원이 단독 신청했다.

이 도의원은 선거구 감축 얘기가 돌자마자 읍내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성주 정가에서는 "겉으로 보기엔 이수경 예비후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경선, 전략공천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했다.

청도 예비후보들은 선거구 획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애초 기존 1선거구 2명, 2선거구 2명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으나 선거구가 통합돼 경쟁이 가중됐다. 후보들은 "서울시 면적에 버금가는 시골마을을 누벼야 한다. 선거 운동원, 홍보 차량 등이 두 배 이상 들 것이라 법정선거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유·불리 눈치싸움 치열

구미도의원 선거구는 기존 여섯 자리에서 여덟 자리로 늘면서 예비후보들이 반기고 있다. 도의원 선거구가 늘면서 시의원 선거구도 갑·을 각각 1자리씩 늘어났다.

구미 갑·을 선거구가 분리되는 지역에서는 일부 예비후보들 사이 유·불리를 따지며 표 셈법에 바빠지고 있다.

구미을 지역구는 양포동·산동읍·해평면·장천면 도의원 1명·시의원 3명에서 분리돼 산동읍·해평면·장천면이 도의원 1명·시의원 2명, 양포동이 도의원 1명·시의원 2명으로 각각 조정됐다.

다만 구미갑 지역은 아직까지 선거구 조정을 하지 못해 이달 말 확정된다. 시의원에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A(52) 씨는 "선거구 조정이 확정되면 추가 모집 때 국민의힘 지역구 신청 원서를 낼 생각"이라고 했다.

김천도의원 선거구는 두 석에서 세 석으로 한 석 늘어난다. 그동안 도의원 선거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해 혼란은 적다. 김천시 1, 2 선거구 공천신청을 한 이들은 조정되는 도의원 선거구를 감안해 출마를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시의원 선거구 1곳이 덩달아 늘며 출마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송언석 국회의원이 조정되는 지역구는 공천 신청을 무효화하고 재공모한다고 밝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재공모 소식이 알려지고 난 후부터 김천시 도의원 선거구에는 '00씨가 준비를 한다더라'는 식의 불확실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포항은 기존 4선거구의 장성·양덕이 분리돼 5선거구가 1개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도의원 예비 후보들은 '나쁠 것 없다'는 반응이지만 기초의원 선거구에도 변동이 생겨 기초의회 출마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성·양덕 4선거구에서 기초의원 3명을 선출하던 것이 도의원 선거구가 1개 더 생김으로 각 도의원 선거구에서 기초의원 각 2명을 선출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천자일지라도 '나'번을 받게 되면 민주당 출마자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한다.

◆경산·경주는 패싱 논란

현재 각각 도의원이 4명인 경산과 경주는 광역의원 정수 추가 배정에서 '패싱'을 당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경산시민들 사이에서는 "광역의원 1인당 인구수나 선거인수 상한선 등을 고려할 때 경산에서 1개 선거구가 더 늘어나야 하는데 '패싱'을 당했다"면서 "지역 국회의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경산시 광역의원 선거구는 종전처럼 4개 선거구로 유지됐으나 인구 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생활권이 다른 지역을 묶는 등 일부 읍·면·동은 선거구가 조정됐다.

예비후보 A씨는 "종전 선거구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해 왔고 예비후보 홍보물도 인쇄·배포했다. 공천심사까지 마친 상황에 선거구 변동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어 선거구를 어디로 정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들은 최소 6개월 전에는 선거구가 확정돼야 하는데 50일도 남기지 않고 조정된 것은 국회의 임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지방선거 전 대구 편입이 사실상 무산된 군위군은 6월 지방선거에서 경북 군위군 관할로 모든 선거를 치르게 됐다.

경북도의원 군위군선거구 예비후보로는 현재 김휘찬 전 군위농협 조합장 1명만 등록한 상태로 재선을 노리는 박창석 현 도의원과 2파전이 예상된다.

김대호 기자 dh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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