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음달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관계의 기류가 냉랭한 가운데 일본 총리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직 일본 총리의 한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은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때가 마지막이었다.
▶NHK 등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일한친선협회 회장 자격으로 방한한 가와무라 회장은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과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을 등을 만났다.
가와무라 회장은 지난 19일 기시다 총리를 만나 윤 대통령 취임식에 일본 총리의 참석을 기대하는 한국 측 목소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가와무라 회장은 방한 기간 면담 등을 통해 윤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기시다 총리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24일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윤 당선인 측 정책협의단과 관련해 "지금의 (한일) 현안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고 가와무라 회장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국회 한일의원외교포럼 공동대표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끄는 정책협의단은 24∼28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정부, 국회, 재계, 학계, 언론계 인사 등을 만날 계획이다.
▶일본 자민당 일각에서는 총리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은 20일 열린 당내 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토 회장은 기시다 총리의 취임식 참석은 한일관계와 관련해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24일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윤 당선인 측 정책협의단에 대해 "(한일 역사 갈등과 관련해)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오는지 묻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나도 외무상급"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측 정책협의단을 만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자위대 출신인 사토 회장은 우익 성향이 강한 정치인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이전까지는 일본의 현직 또는 전직 총리가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참석했고,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도 후쿠다 야스오 당시 총리가 직접 왔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는 총리를 지낸 아소 다로 당시 부총리가 참석했다. 이때는 전임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막바지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한 뒤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한 상황이었다.
탄핵 정국을 거쳐 대통령직 인수위 기간도 없이 출범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은 국회에서 약식으로 치러져 전·현직 일본 총리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정상간 교류는 단절되다시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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