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린 데 이어 추가 빅스텝(0.5%p 인상)까지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물가 상승 대응뿐만 아니라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역전'에 따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연준의 인상으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으면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의 두 번째 빅스텝만으로도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거의 없어지고, 세 번째 빅스텝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는데, 이후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도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추진할 전망이다.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는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을 웃돌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더욱이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의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은 더 커진다.
JP모건은 한은이 5월을 포함, 추가로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4월에 이어 오는 26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준금리 역전 우려에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만만치 않아서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어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매우 강하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14일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 물가상승 기대 심리(기대인플레이션) 불안,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위험 등을 근거로 추가적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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