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 다른데 왜 결혼했나"…아내 가족에게 살해된 인도 남성

아내는 무슬림·남편은 힌두교…결혼 전부터 반대 심해

무슬림 아내의 가족에게 살해된 힌두교도 남성. 사진은 남편을 살해한 아내의 친척들. NDTV 유튜브
무슬림 아내의 가족에게 살해된 힌두교도 남성. 사진은 남편을 살해한 아내의 친척들. NDTV 유튜브

인도에서 가족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3개월 차 신혼부부의 남편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아내의 가족에 의해 살해됐다.

5일(현지시간) 인도 NDTV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남부 도시인 하이데라바드에서 자동차 판매원 빌라푸람 나가라주(25)가 아내 시에드 아슐린 술타나의 가족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NDTV가 공개한 당시 영상에는 나가라주가 피를 흘린 채 길에 쓰러져 있고, 술타나는 공격하는 남성의 팔을 잡는 장면이 화면에 담겼다.

시민들은 술타나를 도와 남성을 쫒아냈지만 심각한 상처를 입은 나가라주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술타나는 사건 발생 후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섯 명이 달려들어 남편을 죽였으나, 영상을 찍는 사람들만 있었을 뿐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면서 "내 삶과 죽음은 남편과 함께다. 그래서 죽을 수도 있다"고 눈물을 보였다.

경찰은 사건 직후 특별 수사팀을 꾸려 용의자 일부를 체포했다.

나가라주를 공격한 이들은 술타나의 가족과 친척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상 속 술타나가 팔을 잡은 남성은 그의 친오빠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인 아내의 형제들은 오늘 나가라주를 공격한 후 막대기로 그를 공격하고 그를 죽였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내 술타나의 가족은 남편 나가라주의 종교를 문제삼아 술타나와의 결혼에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인 술타나는 무슬림, 남편인 나가라주는 힌두교도였다.

두 사람은 10대 후반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

과거 술타나는 반대하는 가족에게 "나가라주와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들은 술타나가 결혼한 데 이어 이름을 팔라비로 바꾸자 나가라주를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인도에서는 드문 명예살인 범죄로 여겨진다.

명예살인이란 집안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이다. 보통 이슬람권에서 순결이나 정조를 잃은 여성 또는 간통한 여성들을 상대로 행해진다.

이례적인 명예살인 사건에 인도 종교계와 정치권 등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집권 여당 인도국민당(BJP) 당원들은 범인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시위하는 등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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