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딸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 시도한 60대 母 검거

뇌병변·대장암 등 앓은 딸, 30년 넘게 간호한 끝에 범행…귀가한 아들이 발견해 병원 치료

뇌병변 장애와 대장암을 앓던 딸을 숨지게 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60대 모친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24일 60대 여성 A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쯤 인천 연수구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30대 딸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집에 돌아온 아들 신고로 119구급대와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A씨는 바닥에 쓰러진 채 구토 증상을 보이다가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파트 내부에서는 수면제와 약통이 발견됐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뒤 긴급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B씨는 뇌병변 1급 중증 장애인으로, 최근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생계를 위해 타 지역을 돌며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서 30여년 간 B씨를 돌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아들이 결혼해 출가한 뒤로 홀로 B씨를 돌봤으며, 위탁시설에 딸을 보낼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범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B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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