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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장문의 심경글…"퇴임식도 없이 종결되는 검사의 삶"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검찰 조직 내 성비위를 고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검사가 명예퇴직 처리됐음 밝히며 장문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올렸다.

서 검사는 3일 자신의 SNS에 "법무부나 검찰로부터는 어떤 연락도 못 받았지만 알아보니 20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 처리가 된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30에 검사가 돼 37살에 최초 특수부 여검사가 되고, 2번의 법무부 장관상과 12번의 우수사례 표창을 받고, 최초로 영상녹화조사 매뉴얼, 장애인 조사 매뉴얼 등을 만들며 젊음과 일상을 바쳐 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6월 2일. 오늘 오전. 아무런 연락 없이 은행 입금 문자가 울렸다. 알아보니 20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 처리가 된 것이라 한다"면서 "37세에 최초 특수부 여검사가 되고, 2번의 법무부 장관상과 12번의 우수사례 표창을 받고, 최초로 영상녹화조사 매뉴얼, 장애인 조사 매뉴얼, 화상 형사조정 매뉴얼, 개인정보침해 사이버범죄 대응매뉴얼 등을 스스로 만들며 젊음과 일상을 바쳐 일할 때는, 이런 결말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는데…"라며 검찰 조직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장례식장 이후 12년, 미투 이후 4년 4개월을 견뎠다"며 "퇴임식도 퇴직인사도 하물며 퇴직통보나 안내마저 없이, 이렇게 종결되는 검사로서의 삶에 다행히 눈물은 나지 않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서 검사는 "그들과 같아지지 않았고, 그들을 참지 않았고, 제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내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바보 같은 심장에게 다시 고요히 말해준다. '잘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검찰 내 성비위를 폭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당시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 검사는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 TF 팀장에서 수원지검으로 복귀 명령을 받은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시 서 검사는 "출장길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 통보를 받고 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이렇게 짐 쌀 시간도 안 주고 모욕적인 복귀 통보를 하는 것이 의미가 명확하여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서 검사의 사직서 제출 사실이 알려지며, 서 검사와 함께 일했던 TF 전문위원 17명은 "새 법무부 장관 취임 직전 '쳐내기'"라고 주장하며 집단 사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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