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년만에 더 떨어진 TK 지선 투표율… '무사안일' 정치권에 회초리 들었나

대구 57.3→43.2 경북 64.7→52.7
대구는 02년 이후 20년 만 최저치
경북은 8번 지선 통틀어 역대 최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실내롤러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실내롤러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 투표율이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을 텃밭으로 삼고 있는 국민의힘은 물론, 오랜 부진을 깨지 못한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정당까지 지역 정치권 전체를 향한 민심의 '회초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는 43.2%, 경북은 52.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경북은 지방선거가 치러진 이래 가장 낮은 투표율이었고, 대구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 이후 20년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 선거의 전국 최종 투표율은 50.9%였다. 그나마 경북은 평균 이상이라도 됐지만 대구는 이를 한참 밑돌면서 광주(37.7%)에 이어 두 번째로 투표율이 낮았던 셈이다.

세부적으로 대구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한일 월드컵 등의 영향으로 유권자들 관심이 크지 않았던 2002년 41.4%로 최저치를 찍었다가 꾸준히 상승, 지난 2018년에는 57.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었지만 4년 만에 무려 14.1%포인트(p)나 급락하며 다시 2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경북은 늘 60% 안팎의 지방선거 투표율을 유지해왔던 지역으로, 지난 2018년 64.7%를 기록하면서 대구와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52.7%로 12%p 급락하며 아예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실내롤러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실내롤러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많은 TK에서 '대선 승리'라는 꽃놀이패를 쥔 국민의힘이 초반부터 일방적인 구도로 선거를 치르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효능감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투표하러) '안 나가도 이기는 선거'라고, 민주당 지지층은 '가도 지는 선거'라고 보지 않았겠느냐"며 "투표 여부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데다 지역주의가 결합하면서 TK와 광주 등 각 정당 '텃밭'의 투표율이 낮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그동안 '무사안일주의'로 일관해온 지역 정치권을 향해 민심이 '회초리'를 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4년 전 큰 성과를 거둔 뒤 이에 안주해 이번 선거에선 후보조차 제대로 못 냈고, 국민의힘은 우세한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유세하는 사람이 '별종' 취급을 받는 분위기였다"며 "유권자들이 이런 선거 분위기에 대해 투표를 포기하는 식으로 집단 의식을 표출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엄 교수도 "무투표가 많았던 가장 큰 이유가 민주당 후보가 없었다는 점인데, 이는 '유능한 후보 육성'이라는 정당의 본질적 역할을 게을리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심판은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역대 지방선거 대구경북 투표율 추이〉

▷전국
68.4 - 52.7 - 48.9 - 51.6 - 54.5 - 56.8 - 60.2 - 50.9

▷대구
64.0 - 46.8 - 41.4 - 48.5 - 45.9 - 52.3 - 57.3 - 43.2

▷경북
76.7 - 64.9 - 60.4 - 61.5 - 59.4 - 59.5 - 64.7 -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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