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는 끝났고, 당선인들은 '지방 살리기'를 시작할 때다. 당선인들은 침체의 늪에 빠져 사경을 헤매는 지방을 되살려야 할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일꾼들이다. 특히 8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은 승리에 취할 겨를이 없다. 대구경북은 이미 모든 분야가 고사(枯死) 직전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선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주부도, 자영업자도, 영세 상공인도, 기업도 한숨뿐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노령인구가 많은 경북에선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지금도 타지로의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먹거리, 일거리, 즐길거리 등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돼 그야말로 지방은 빈사 상태다. 지방에서 대기업은 씨가 말랐고, 중소기업, 대학, 문화계 등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로봇·전기차·물·의료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대)기업 유치, 지역별 특화산업 육성 등이 시급하다. 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광역교통망 구축, 대구-포항-구미-안동 등을 연계한 경제발전전략, 대구취수원 다변화 등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이 산적한 현안 어느 하나도 대구만의, 또는 경북만의 힘이나 지혜로 풀 수 있는 것은 없다. 신공항의 전제 조건 중 하나인 군위군 대구 편입,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도 대구경북이 함께 논의해 추진하거나 입장을 정해야 할 사안이다. 모두 대구경북이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대야 해결 가능한 숙제라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홍 당선인과 이 도지사가 하루빨리 대구경북 발전을 위한 '협의기구'를 발족할 것을 촉구한다. 이는 기존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 도지사가 꾸렸던 협의체를 확대 보완하는 방식일 수도, 새로운 기구를 구성하는 방식일 수도 있겠다.
여기에는 지역의 유능한 공직자들은 물론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참여까지 확대할 필요성도 보인다. 이 기구를 통해 두 단체장은 대구경북 공통 현안 해결, 나아가 지역 발전 방안 마련과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구경북 두 단체장 모두 중량감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홍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민심에서 이기고도 당심에서 지는 바람에 국민의힘 후보로 아깝게 낙점받지 못했다. 4선 국회의원, 경남도지사, 보수정당 대표 등을 역임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 도지사도 3선 국회의원, 보수정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경북도지사 등 정치와 행정 경험을 두루 거친 지역의 대표적 인물이다. 두 인물 모두 대선후보급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물론 측근들도 4년 임기 동안 대권의 '대' 자도 언급하지 않기를 권고한다. 지역민들이 이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단체장 자리를 단순히 개인의 영달이나 대선의 디딤돌로 삼으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중량감을 가진 두 단체장이 그 힘과 능력으로 대구경북을 반드시 살려라는 준엄한 요구와 기대를 담은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다.
지역민들의 드높은 기대에 대해 일과 성과로 보답할 것을 요구한다. 이들이 온몸을 바쳐 대구경북을 살려낼 때 오히려 지역민들이 앞장서 이들을 대권 가도의 핵심 인물로 추켜세울 것임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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