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글로벌 식량난이 발생했다는 말에 격분한 바실리 네반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회의 도중 퇴장했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반자 대사는 이날 15개 회원국이 모인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의 "러시아는 식량 위기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말에 회의장을 떠났다.
앞서 이날 미셸 의장은 "솔직히 말하면 러시아는 스텔스 미사일마냥 식료품 공급 문제로 개발도상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전쟁으로 인해 밀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양국은 각각 비료와 옥수수, 해바라기 기름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곡물과 식용유, 연료 등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량난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셸 의장은 "몇 주 전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t의 곡물과 밀이 컨테이너에 있는 것을 봤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흑해에 있는 군함과 수송 기반 시설, 곡물 저장 시설, 탱크, 폭탄, 광산을 공격해 우크라이나의 파종과 수확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식량 가격을 높이고 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넣으며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글로벌 식량 위기의 책임을 러시아에 물었다.
그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곡물을 약탈하면서 오히려 다른 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비겁하게 정치적 선전, 선동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네반자 대사를 향해 "진실을 듣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방을 나가도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셸 의장의 발언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네반자 대사는 회의장 밖에 있던 기자에게 "안보리 회의를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거짓말하는 미셸 의장 때문에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이날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수출용 식량을 훔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식량 안보 위기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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