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통합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과 그를 비방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공개 신경전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차기 당권과 계파를 둘러싸고 갈등 조짐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도부를 대표해 안 의원과 대화해 보겠다며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기존 입장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권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국회에서 "안 (전) 대표와 통화했다. 최고위에서 모아진 의견, 즉 '최고위 정수를 9명 유지한 상태에서 최고위원 1명만 추가로 받으면 어떻겠느냐'고,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 참석자들은 권 원내대표가 안 의원을 만나 당내에서 제기된 우려 등 의견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그랬더니 안 대표는 '당초 2명 최고위원 임명을 그대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안 의원이) '국민의당 대표 시절 결정한 사항이고 지금은 국민의당이 해체됐기에 본인이 그것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그렇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안 의원에게) '알았다'고 하고, 그 상황을 이준석 대표에게 보고했다. 이 대표는 '알았다. 네네'라고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을 추가 인선하면서 최고위를 현행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려면 당헌·당규 개정과 당 전국위원회 개최 등 절차가 필요하다며 "안 대표가 양보하면 국민의당 출신인 김윤 한 사람만 받아서 당헌·당규 개정 없이 9명으로 최고위를 꾸릴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 자리가 공석인만큼, 김윤 전 위원장만 추가하면 기존 9명의 최고위원 정원을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당 대 당 통합을 했고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약속은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가 (인선 재고 요구에 대해) '나는 동의를 못 한다'고 그런다면 두 명을 다 임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 안 대표께서 양보하면 당헌·당규 개정 없이도 최고위원을 바로 임명할 수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 안 대표의 의중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는 '중재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안 의원과 대화하기에 앞서 '안 전 대표가 제안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그러면 두 명을 임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개인적 의견으로는 안 전 대표가 추천한 사람을 수용해야 한다. 다만 최고위에서 결론 나야 하고 혼자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이 대표는 안 의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안 의원과 접촉한 내용을 들었나'라는 기자들 질문에 "권 원내대표한테 물어보라"며 언급 자체를 피했다. 그는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안 의원을 가리켜 "땡깡부린다"는 표현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당 안팎에서는 평행선을 달리는 두 사람의 갈등을 해소할 '절충안'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본다.
양측 갈등의 배경에는 두 사람의 구원은 물론, 포스트 지방선거 국면의 당 주도권 다툼, 차기 당권 구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이유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