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 적어도 2024년까진 기다려야 하는 이유

[위기의 동성로] 동성로 상인들 바라는 '관광특구', 외국인 방문이 난항
'법정 지정 요건' 코로나에 발목…작년 외국인 관광객 미달 고배
국제선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10만 달성 당분간 쉽지 않을 듯

동성로 상인들이 바라는
동성로 상인들이 바라는 '동성로 관광특구'는 빨라야 2024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중구 동성로 상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져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젊은이들이 대구 동성로를 외면하는(2022년 6월 21일 자 1·3면, 22일 자 4면 보도) 데 대한 대안으로 상인들이 요구하는 '동성로 관광특구'는 빨라야 2024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관광특구는 관광기금을 통해 창업자에게 금전적 지원이나 음식점의 옥외 조리행위가 가능해지는 등 법적 규제가 완화된다.

관광특구 지정의 관건은 외국인 방문 인원이다. '해당 지역의 최근 1년간(전년) 외국인 관광객 수 10만 명 이상'이라는 관광특구 법적 지정 요건을 언제쯤 달성할 수 있느냐다. 관광 안내 시설(동성로관광안내소)·숙박시설(20곳)·공공편익시설(166곳) 등 관광 인프라와 90% 이상 상업 지역(1천148만69㎡·98.74%)이어야 하는 다른 요건은 이미 충족한 상태다.

대구 중구 관광특구 범위. 중구청 제공
대구 중구 관광특구 범위. 중구청 제공

중구는 지난해 동성로 관광특구 신청을 처음 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인원 미달로 탈락했다. 대구시가 2019년 발표한 '대구 관광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동성로에 방문한 외국인 수는 총 40만5천792명으로 집계됐다. 법적 지정 요건 채우는 게 '누워서 떡 먹기' 수준으로 쉬웠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방문객도 사라졌다.

지난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올해는 신청 자체가 어렵고, 내년도 쉽지 않다. 올해의 경우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국제선 운행이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동성로 방문은 여전히 예전 같지 않아서다.

동성로 등 대구 중구의 명소를 탐방하는 프로그램 '골목투어'엔 지난 27일 기준 올해 누적 50만 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갔다. 중구는 그간 골목투어 총 관광객 수의 10%를 동성로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로 집계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골목투어 관광객의 70~80%는 내국인으로 채워지면서 지금껏 많아도 1만 명이 동성로를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올 하반기 관광객이 몰린다고 하더라도 이전 수요를 회복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2019년엔 골목투어에 2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중구 관계자는 "내년 신청도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결국 2023년이 돼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구는 2024년 관광특구 재신청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미디어파사드·맵핑 프로젝터를 이용해 동성로 야외무대를 꾸미기로 했다. 유동인구가 몰리는 'CGV한일' 앞 길목 등 핵심 지역엔 투명한 유리 소재 'G-glass'를 이용해 동성로를 알리는 역동적인 영상을 담을 예정이다.

중구는 작년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을 위해 매장 정보를 외국인들에게 알려주는 플랫폼을 제작하기도 했다. 도보 내비게이션, 스마트 핸즈프리 등 기능을 보완하고 입점 가맹점을 3배까지 늘려 내달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관광특구는 중구의 패션주얼리특구·의료특구·한방특구 등 모든 특구를 아우르게 되는 까닭에 중점 사업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상인들이 동성로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없어 답답하다"며 "관광특구를 통해 동성로를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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