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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갑질 금지법'도 소용없다…1년 넘게 폭언 시달린 경비원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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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동대표 회의에도 해결되지 않는 갈등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은 근무 태도가 불량했다고 지적

대구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중인 경비원 박 씨(70)가 스트레스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 김세연 기자
대구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중인 경비원 박 씨(70)가 스트레스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 김세연 기자

대구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온 경비원 박모(70) 씨는 같은 입주민인 이모(66) 씨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

박 씨에 따르면 이 씨는 작년 여름부터 경비 복장, 화단 관리, 경비원 월급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박 씨가 고용돼 있는 용역 업체에 전화해 박 씨를 해고하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12일 박 씨가 취재진에게 제공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이 씨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박 씨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 씨는 박 씨의 월급이 터무니없게 많다며 복장과 업무에 대해 지적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는 중에 일부 욕설이 섞이기도 했다.

박 씨는 "이제 멀리서 그 사람 모습만 봐도 심장이 떨린다"며 "갑질을 당한 경비원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이해가 간다"고 힘든 상황을 전했다.

평소 박 씨에게 폭언하는 이 씨의 모습을 지켜봐 온 주민 A씨는 "하도 소리를 질러서 보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됐다"며 "항상 만취해 경비원한테 소리 지르는 것만 한 3번 봤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B씨는 "경비원이 여기 10년 넘게 근무했는데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아파트 소장이나 동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거 같다"고 했다.

박 씨는 동대표, 관리소장, 이 씨의 아내에게 여러 차례 이 사실을 알렸지만 소용없었다고도 하소연했다. 박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를 찾아 수면제 처방을 받고 있다. 박 씨는 이 씨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노동청에 고발할 생각도 하고 있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이 씨는 박 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 씨는 "이미 7, 8년 전부터 항상 복장이 엉망이었다. 근무태도도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용역회사에도 전화해서 사람을 바꿔달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비원이 말만하면 다 거짓말인데 주민들이 여기에 동조하면 안 되고 회의를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파트 측은 이 씨와 떨어진 곳으로 박 씨의 근무지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관계자는 "13일 동대표에서 논의할 사항이다. 현재로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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