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도 아이가 처음 자폐 진단을 받았을 땐 눈앞이 캄캄해지고 지금 죽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채영숙(56) 씨가 아들 변호민(32) 씨의 장애를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진 숱한 고비를 넘어야 했다. 자책과 절망의 시간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랬던 채 씨가 어느덧 작가가 됐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운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꿈꿀자유)'를 지난달 출간한 채 씨는 "자폐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들을 향한 냉담한 사회의 시선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학창 시절 짓궂은 친구들의 괴롭힘은 당연했고 "자폐는 처음이라 기절하겠다"던 담임교사도 있었다.
채 씨는 "그대서 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어떤 차별과 냉대에도 아이에게 '전적으로 네 편이 돼 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꿋꿋하게 견뎠다.
채 씨는 "차별도 심했지만 아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선생님도 많았다. 교육으로 쉽게 교정되지 않던 호민이의 행동도 학교에서 비장애인 친구들의 행동을 보고 교정이 됐다. 사회에 녹아들 수 있다는 생각에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영화 '말아톤' 등 자폐성 장애인을 소재로 다룬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 아들을 향한 관심 수위도 높아졌다. "아이의 어떤 점이 특출하냐?"는 질문에 "평범한 자폐"라고 답하면 "엄마가 안 키워준 것 아니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자 주변 사람들의 질문이 다시 시작됐다.
일찌감치 한글과 영어 알파벳을 읽던 아들의 모습에 채 씨 역시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은 모습에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다. 채 씨는 사회의 시선도 하루빨리 변하기를 바라고 있다.
"우영우처럼 뛰어난 자폐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 곁엔 호민이와 같이 평범한 자폐 친구들이 많아요. 그들은 그들의 언어와 몸짓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중입니다. 그 모습 그대로만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자폐에 대한 사회 인식은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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