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를 경기 침체로"…미국 금리 인상에 전 세계가 아우성

연준, 기준금리 1%P 상승시…개도국 GDP 0.8% 감소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최근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로 상승 출발했으나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최근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로 상승 출발했으나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전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3일(현지시간) 발간한 '2022 무역개발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UNCTAD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이후 3년간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을 0.5%, 개도국의 GDP를 0.8% 각각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연준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한 만큼, 앞으로 3년간 개도국의 GDP는 3천600억달러(약 514조원) 감소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도 최근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197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중앙은행이 지난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은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의 벼랑 끝에서 물러설 시간이 아직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현재 정책 방향은 특히 개도국들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고통을 주고 있으며 세계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UNCTA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해당 기관은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6%에서 2.5%로 내리고, 내년 성장률은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UNCTAD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에너지와 식료품 부족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금리 인상보다 가격상한제 등 직접적인 물가 대책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전 세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큰 이익을 챙긴 에너지 기업 등에 대한 일회성 '초과이익세' 부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에 전 세계는 우려하고 나섰다.

미국 부동산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 캐피털 최고경영자는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믿을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연준이 경제 데이터를 더 면밀히 살펴보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논평에서 "미국의 과격한 금리 인상은 국제사회 전반의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국제 경제·금융 시스템의 핵심 국가로서 미국은 책임 있는 경제·금융 정책을 펴야 한다"며 "정책의 대외 파급효과를 잘 통제함으로써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위험을 수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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