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로 49년 만에 가동을 멈춘 포항제철소가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제품 생산 중단으로 후공정 관계사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2일 관계사 등에 따르면 제철 부산물과 연계된 일을 하는 포항지역 한 회사는 매달 1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포항제철소 가동중단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철강 제품을 만들지 못하다보니 부산물 역시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제철소 복구 인력 투입에 따른 비용(4억원)을 받으며 버티고 있지만 매달 이어지는 적자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철판을 가공하는 업체 역시 매달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일감이 사라져 공장을 세웠다. 일부 직원은 제철소 복구에 투입되고 있지만 적자폭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협력사를 돕는 하청회사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일당을 많이 주는 포항제철소 복구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하청업체에서는 내부에서 일할 인력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 업체 대표는 "일당을 1.5배가량 더 주는 포항제철소 복구작업을 선호하다보니, 일감을 받아두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제철소도 복구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 측은 "지난달 24일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 복구를 완료하면서 2·3전기강판, 1냉연, 1열연, 1선재 등 모두 6개 압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다"며 "전기강판, 냉연박물, 선재, 후판제품에 대한 수급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달에는 3·4선재와 2후판공장이, 12월 2열연·2선재·2냉연·스테인리스 냉연공장(2기) 등이 각각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특히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의 경우 압연기 모터 드라이브 15대 가운데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인도 JSW사 열연공장용 설비가 대체 투입되면서 복구시간이 크게 줄었다. 또 침수 설비 가운데 '일본 히다치 제품'의 경우 고장이 거의 없어 복구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직원들도 나서 제강공정 정상화를 위해 개인 전기차 배터리를 끌어와 조명과 펌프를 가동했고, 고추건조기까지 동원해 침수된 제어기판을 말렸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포스코는 광양과 협업해 올해 내 철강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포항제철소만의 단독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선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고탄소강과 전기강판용 열연소재를 광양으로 돌림으로써 공급문제가 다소 해소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협력사의 침수된 장비를 지원하고 금융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포항제철소 공정 대부분을 정상화해 협력사와 고객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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