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귀천회 "해마다 3천명씩 인구 감소…고향으로 돌아오자"

안동귀천회, 27일 안동농협 후원으로 세미나 통해 귀향사례 발표·토론
줄어드는 인구·떠나는 젊은이들, '타향살이 끝내고 돌아오자'
김대원 화백·김준한 전 경북콘진원장, 이목 온계종손 등 귀천사례 발표
이동필 전 농림장관 좌장, 남치호·이상학·권원오·남효석 등 귀천토론

고향을 떠나 살던 출향인들이 다시 안동으로 돌아와 제2의 삶을 살아가자는 모임
고향을 떠나 살던 출향인들이 다시 안동으로 돌아와 제2의 삶을 살아가자는 모임 '안동 귀천회'가 창립 12주년을 맞아 27일 안동농협 대회의실에서 '고향으로 돌아오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엄재진 기자
안동 귀천회 회원들이 창립 12주년을 기념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엄재진 기자
안동 귀천회 회원들이 창립 12주년을 기념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엄재진 기자

수십여년 만에 상주인구는 반토막이 났다. 해마다 태어나는 아기들보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3배에 이른다. 게다가 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을 위해, 직장을 얻기 위해 지역출신 젊은이들의 70% 이상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

경북도청을 품은 안동시의 현주소다.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이 다른 지역 일이 아닌 안동지역이 맞닥뜨려야 할 머지않은 미래 숙제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러저런 이유로 고향을 떠나 평생을 살던 출향인이었다가, 느즈막하게 고향으로 돌아와 제2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안동 귀천회'가 고향의 현실을 보다 못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동 귀천회'는 창립 12주년을 맞아 27일 안동농협 대회의실에서 '고향으로 돌아오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귀천사례 발표와 귀천토론으로 퇴직과 귀향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출향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경기대 명예교수인 김대원 화백, 김준한 초대 경북도콘텐츠진흥원장, 김연대 시인, 도산 온계종택 이목 종손, 남재락 전 농협안동시지부장 등이 자신들의 귀천사례와 지금의 삶을 발표했다.

고향을 떠나 공직이나 경제활동을 하다가 고향 안동으로 귀향해 새로운 삶을 가꾸고 있는
고향을 떠나 공직이나 경제활동을 하다가 고향 안동으로 귀향해 새로운 삶을 가꾸고 있는 '안동 귀천회'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고향 안동을 걱정하면서 '고향으로 돌아오자'라는 주제로 27일 세미나를 가졌다. 엄재진 기자

또,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좌장을 맡은 귀천 토론에서 남치호 안동대 명예교수가 지방소멸 사례, 권원오 재경대구경북향우회 상임부회장이 귀촌지원특별법에 대해, 이상학 안동부시장이 안동시의 귀촌지원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남효석 재경안동향우회 부회장이 귀촌 희망자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준한 전 경북콘텐츠진흥원장은 EBS한국방송공사 제작국장과 기획조정실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냈으며, 2010년 김휘동 전 안동시장의 권유로 고향으로 내려와 안동시영상미디어센터 이사장과 1, 2대 경북콘텐츠진흥원장을 지내면서 경북 콘텐츠산업의 불을 지핀 인물이다.

김연대 시인은 2003년 고향 길안으로 내려왔다. 대구에서 기업인으로, 시인으로 활동하다 내려와 김연대 문학관을 짓고 살고 있다. 그는 "귀천한 고향 길안은 내 최초의 유배지였고, 또 남은 내 생의 마지막 유배지"라 했다.

이목 도산 온계종손은 미도파백화점과 건영옴니백화점 임원으로 일했다. 기업 대표도 역임했다. 2011년 온계종택으로 내려와 종손으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웅부중학교유치추진위원장,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 도산면 자치위원장, 행복마을 추진위원장 등 건강한 지역사회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남재락 귀천회 총무는 농협중앙회에서 평생을 근무하다 2011년 퇴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지금은 디지털배움터 서포터즈로, ADS봉사활동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기대예술대 교수인 김대원 화백은 우리나라 대표적 산수화가이면서도 중국과 조선시대 그림에 대한 해박한 저서를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2020년 귀천해 남선면에 미술관을 짓고 작품활동과 강연으로 고향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김원 귀천회 회장은 "안동이 당면한 걱정거리는 해마다 3천명씩 인구가 감소하고, 종국에 가서는 기적이 없는 한 소멸을 가져온다는 현실"이라며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벌이던가, 청년들의 결혼을 독려하던가, 우리 세대만이라도 지역의 위기에 무관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귀촌인들의 성공적 정착이 고령화로 심각한 농촌문제,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안동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안동 귀천회의 '고향으로 돌아가자'라는 외침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후원에 나선 권순협 안동농협 조합장은 "지방의 농업과 농촌을 대변하는 조합장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애기울음소리가 끊어진 농촌현실에 가슴 먹먹해 진다"며 "세미나에서 나온 다양한 목소리가 큰 메아리가 되어 생기가 넘치는 안동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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