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31일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갖고, 오전 10시 37분쯤 자기 페이스북(정청래의 알콩달콩)에 글을 남겨 사망자 등에 대한 애도와 함께 당시 대책 미비를 질타한 것은 물론, 향후 원인 및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그냥 길을 걷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늘이 무너진 것도 땅이 꺼진 것도 아닌데 건물이 무너진 것도 불이난 것도 아닌데, 그냥 길을 가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일방통행 조치만 있었어도, 안전요원을 배치만 했어도, 인파의 흐름을 모니터링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막을 수 있었던 일을 막지 못한 대형 참사, 인재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직후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29일)밤 10시 15분경 신고를 받고 소방차는 2분 후 출동했지만, 현장에 접근하는데 1시간 이상이 걸려 결국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몇 시간 전부터 밀려드는 인파로, 사고의 조짐이 예상됐다고 한다"며 "살려내지 못해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이태원 거리에서 목숨을 잃은 님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일각에서 피해자들에게 이어지는 2차 가해를 꾸짖는듯한 뉘앙스를 드러내면서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 삼가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 지자체가 법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도 밝혔다.
그는 "주최 측이 없는 행사였다고 말하지 마시라"면서 "재난안전법 제66조 11항 지역축제 개최 시 안전관리조항에 보면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그밖에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그 구체적인, 제일 먼저 나온 조항은 '축제기간 중 순간 최대 관람객이 1천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지역축제에 대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핼러윈 데이(할로윈 데이, 10월 31일)를 앞둔 토요일이었던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두고 10만명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걸 가리키는 언급이다. 이에 재난안전법상 '1천명 이상' 기준을 크게 넘긴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관할 용산구 내지는 서울시의 지자체장인 박희영 용산구청장 및 오세훈 서울시장이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꼬집은 맥락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또 "Where is the policeman?(경찰은 어디 있나?)"라고 한 사고 현장 외국인의 말도 전했다. 그는 "삼가 죽음의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터져 나온 어느 외국인의 절규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 관리 및 통제를 맡을 경찰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29일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경찰 등 안전요원 배치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었다. (윤석열)대통령 출퇴근에 투입돼 밤낮 야근까지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경찰 인력이 700명, 마약 및 성범죄 단속에 혈안이 돼 투입된 경찰 200명, 모두 용산경찰서 관할 인력"이라며 "평소와 달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거란 예상을 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 배치를 못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이라며 먼저 언급한 바 있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국가의 생명줄은 너무도 멀리 있었다. 원통하고 비통하다. 사과할 사람들은 사과하지 않고,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 회피성 말을 한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슬퍼하고 애도하고 다시는 생떼 같은 목숨을 황망하게 잃지 않기 위해서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통 같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희생된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 원인 및 책임 소재 규명에 대해서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31일) 오전 10시 8분쯤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살아갈 날이 더 많았을 154명이 무참히 숨졌다. 그런데 책임지겠다 말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한 명도 없다.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행정참사가 분명한데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는다"며 질타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삼가 명복을 빈다"고 페이스북 글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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