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용산소방서장 입건 두고 갑론을박…"손떨며 브리핑한 소방서장이?" vs "왜 종로소방서보다 늦었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 소식에 온라인 옹호 여론
경찰 "증거물 분석·참고인 조사 종합해 판단"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경찰청 특수수사본부에 입건된 데 대해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발생 전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지만 참사 발생 세시간 뒤부터 이태원 일대에 머물며 현장을 지휘한 최 서장이 총체적 부실 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경찰 간부들과 함께 입건된 것은 부당하다는 옹호 여론이 적잖다.

8일 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는 최 소방서장 입건 소식이 전해진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그를 응원하는 글이 300건 넘게 올라왔다.

특히 참사 직후인 지난달 30일 새벽 현장 브리핑에서 손을 떨면서도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간 모습이 기억에 남는 탓에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부분 "일선에서 구조에 힘쓰며 고생한 분은 지켜줘야 한다", "소방서장은 누구보다 국민 앞에 먼저 나타나 현장을 지휘하고 국민에게 설명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누가 감히 책임을 묻겠느냐", "소방서장은 직업적 책임을 다한 분이다" 등 수사가 부당하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최 소방서장은 참사 발생 세 시간여 전인 오후 7시10분쯤부터 이태원 일대에 줄곧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태만과 늑장보고 등 총체적 부실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경찰 간부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용산소방서는 지난달 28일∼31일 나흘간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이태원119안전센터 등에 안전근무 인원을 배치했다. 최 소방서장은 현장에서 직원들을 격려하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참사가 난 골목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첫 119 신고가 접수된 지 13분이 지난 오후 10시28분이다. 이태원119안전센터에서 사고가 발생한 골목 입구까지 직선거리는 불과 210m지만 당시 일대에 몰려든 인파 탓에 이동이 더뎠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소방당국이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로부터 공동대응을 요청받고도 인력투입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최 소방서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특수본은 사고 직후 용산소방서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유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지난 2일 용산소방서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은 최 소방서장 집무실을 찾아 영장을 제시하고 휴대전화와 업무수첩 등을 확보했다. 최 소방서장은 아직 경찰로부터 소환조사 일정을 통보받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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