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은혜 '웃기고 있네' 이어 이진복 "좋게 생각합시다"

'MBC 전용기 배제' 사안 '언론 길들이기' 지적에 이진복 정무수석 대답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면 좋지 않느냐" 발언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태도 지적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서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을 두고 "좋게 생각하자"고 답했다가 더불어민주당의 질타를 받고 사과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불과 엿새 전인 8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했다가 야당 항의로 사과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

▶이진복 수석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출석해 이번 사안을 두고 '언론 길들이기'라는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적에 "그런 프레임으로 자꾸 공격하지 마시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라며 "같이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면 좋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자 고영인 의원이 "지금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한테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고 훈계하는 건가"라고 물었고, 이진복 수석은 곧장 "저희도 충분히 조심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고영인 의원이 추가 질의를 멈추면서 논란이 종식되는듯 했으나, 이후 야당 의원들이 잇따라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팔짱을 끼고 답변하는 태도가 정말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 '합시다'라는 게 지역 사투리든 뭐든 지역 특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경시하는 태도로부터 나왔다"고 평가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 질문에 기분 나쁘다고 거슬린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대통령실을 대표해서 오신 수석님께서 협박을 하나"라면서 "뭐 '합시다'? 반말하시나"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예결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들에게 가르치려는 태도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오만방자하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대통령실 전체를 언급한 것은 앞선 김은혜 의원의 '웃기고 있네'를 비롯해 여러 사례를 아울러 얘기한 맥락이다.

그러자 이진복 수석은 "말이 짧다 보니 거칠게 들으셨다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조심하겠다"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죄송하다"고 거듭해 사과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면담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 도중 울먹이고 있다. 그는 이 브리핑 말미에서 전날 벌어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면담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 도중 울먹이고 있다. 그는 이 브리핑 말미에서 전날 벌어진 '웃기고 있네' 메모 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밝혔다. 김은혜 수석은 "어제 국회 운영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제가 운영위에 집중하지 못했다. 반성한다"며 "다만 이 필담은 운영위나 이태원 참사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같은 발언 해프닝과는 별개로 이진복 수석은 MBC 전용기 탑승 불허 이유를 두고는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때 비속어 논란 발언 보도 때문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이라는 논리다.

이진복 수석은 "이낙연 전 총리 같은 분도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대단히 엄중한 말씀을 주신 기억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현 더불어민주당 관련 인물의 지론 및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등)이던 시기 대통령의 입장이 이번 대통령실의 조치와 같은 맥락에 있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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