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손흥민 출전한다 아이가. 우리가 이길 가능성도 있을 끼다."
24일 오후 3시(현지시간)쯤,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둔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경기 직전의 흥분으로 가득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응원전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귀에 팍 꽂히는, 익숙한 억양이 들렸다. 바로 대구 사투리였다.
반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홍원(28) 씨와 손지협(28) 씨. 카타르 월드컵 1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를 보려고 알라이얀에 왔다. 아직 경기 시작까지 2시간이 남았지만, 이들은 태극전사 유니폼까지 입고 경기장을 둘러보며 월드컵 분위기를 만끽하는 중이었다.
이들은 대구에서 같은 재수학원을 나온 것으로 인연을 맺어 경북대 경영학과에서 동문수학하면서 우정을 다져왔다. 카타르행 깃대는 손 씨가 잡았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외에서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겠냐"는 손 씨의 제안을, 김 씨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들의 카타르행이 결정됐다. 월드컵이 시작되자 이들은 각자 휴가를 내고 머나먼 중동으로 날아왔다.
김 씨는 "작년까지도 사회인 축구 동호회에 참여해 뛰는 등 평소 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면서 "지금이 온전히 자신에게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도 컸다. 오는 데 꽤 큰 비용이 들었지만, 미래의 내가 잘 해결할 거라 믿는다"며 웃었다.
손 씨는 "직장인이 월드컵 원정 응원을 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이 이기면 여기까지 온 경비가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며 "승패와 관련 없이 태극전사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사람인지라 대구FC에서 뛰고 있는 홍철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며 "1차전 한 경기밖에 못 보고 귀국해 아쉽지만, 친구와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갈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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