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 지르고 상점 깨부수고…월드컵 승리 흥분한 모로코팬들 유럽 곳곳서 폭동

이변 희생양 된 벨기에에선 경찰 100명 투입…물대포·최루탄 진압
파리 샹젤리제 거리는 쏟아져 나온 모로코 팬들 탓 한때 아수라장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벨기에가 모로코에 2-0으로 패한 27일(현지시간) 브뤼셀 도심에서 모로코 팬들과 기동대 간 충돌로 바리케이드가 불에 타고 있다. EPA=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벨기에가 모로코에 2-0으로 패한 27일(현지시간) 브뤼셀 도심에서 모로코 팬들과 기동대 간 충돌로 바리케이드가 불에 타고 있다. EPA=연합뉴스
응원하는 모로코 팬들. AFP=연합뉴스
응원하는 모로코 팬들. 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오후 늦게까지 프랑스에 거주하는 모로코 축구 팬들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모여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벨기에를 2대 0으로 꺾은 것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이 한곳에 오래 모여있는 사람들을 해산시키는 모습. 파리=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오후 늦게까지 프랑스에 거주하는 모로코 축구 팬들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모여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벨기에를 2대 0으로 꺾은 것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이 한곳에 오래 모여있는 사람들을 해산시키는 모습. 파리=연합뉴스

기적같은 월드컵 승리에 흥분한 모로코 축구팬들이 유럽 곳곳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27일(현지시간) AFP·AP통신에 따르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모로코가 벨기에를 2-0으로 이기자 수십 명의 모로코 축구 팬들이 벨기에 브뤼셀 중심가에서 상점 창문을 깨부수거나, 차량을 향해 폭죽을 던져 불을 붙이는 등 마구잡이 식으로 행동했다.

벨기에에는 모로코인 약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통신은 쓰레기통과 전동 스쿠터 등에도 불을 붙였고, 차량에 벽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덧붙였다.

현장에 출동한 브뤼셀 경찰은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수십 명의 인파가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며 일부 팬들은 "긴 막대를 들고 있기도 했고 취재하던 기자는 폭죽으로 인해 얼굴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동으로 한때 경찰 100명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중심가 일부 구역의 출입이 통제됐고 지하철역이 봉쇄되기도 했다.

폭동은 이날 오후 7시께 진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11명을 체포했다.

필리프 클로즈 브뤼셀 시장도 이번 폭동을 강력히 비판했다.

모로코인들의 난동은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도 벌어졌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축구팬들은 경기 직후 횃불과 폭죽을 던져 승리를 자축했다.

파리에선 쏟아져 나온 모로코 팬들 때문에 샹젤리제 거리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평소에도 교통 체증이 심한 샹젤리제 거리에서 차들은 거북이걸음을 해야했고 승리를 자축하려고 울리는 것인지, 차가 막혀 울리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경적 소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이변의 주인공인 된 모로코는 현재까지 1승 1무, 승점 4를 기록해 벨기에(승점 3·1승 1패)를 2위로 밀어내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제압한 이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무 2패만을 기록하다가 24년 만에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특히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한 빚을 28년 만에 두 배로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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