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을 다니면서 아토피 환자들에게 테스트해 보니 짧은 시간 안에 큰 변화가 나타났어요. 이 정도라면 '분명히 많은 사람이 치료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죠."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액체 분사형 화장품 '아토미스트 이차이(ECHAE)'(25mL) 임상 시험을 주도한 박종석(56) 대구보건대 임상병리과 교수는 지난 2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토미스트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벤처기업 '알티(RT)'가 만들었다. 개발에만 8년이 걸렸다.
강원도 평창에서 재배한 오갈피나무 줄기와 후박나무 가지, 칡뿌리, 옥수수 줄기 등 천연 재료를 원료로 사용한다. 이들 재료 추출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아토피에 효과적인 새 물질을 개발해 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미스트를 입 안에 뿌려가며 제품에 관해 설명했다. 먹어도 될 만큼 성분이 순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알티의 요청으로 임상 시험을 맡은 박 교수는 지난 8월 대구와 울산, 수도권 등지에서 연령, 성별을 막론하고 아토피 환자 33명을 모집한 뒤 병증이 있는 부위에 아토미스트를 뿌리고 사진을 남기도록 했다. 그 결과 연락 두절된 1명을 제외한 32명의 피부 상태가 개선됐고, 이 가운데 5명은 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호전됐다.
20여년 동안 팔과 다리에 아토피를 앓은 20대 여성은 임상 시험에 참여한 지 9일 만에 "가려운 곳이 하나도 없고 흉터도 옅어졌다"고 했고, 20대 남성은 사용 13일 만에 "아직 흔적이 남아 피부는 거칠지만 발진이나 가려움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알티는 지난달 아토미스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자 박 교수가 운영 중인 의약품 제조업체인 '인포바이오'와 손잡고 시범 판매를 시작했다. 박 교수는 기존 아토피 치료제가 대부분 고가인 데다 지속적인 주입이 필요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장품으로 보급되면 아토피 치료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아토피 환자는 가려움을 견디지 못해 약을 찾을 수밖에 없고, 평생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다"라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이 많고, 최근 주목받는 '두필루맙'은 2주 간격으로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아토미스트 사용 사례를 바탕으로 논문 발표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종적으로는 의약품 인증을 받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유효성 검증 단계인 '전임상'에서도 효과를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까지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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