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12> 마르지 않는 세계적 생태보고 '문경 돌리네 습지'

육상과 초원, 습지 생태계가 공존, 동물 426종 등 731종 서식
돌리네지대에 습지 형성된 경우는 국내 유일
3.2km 둘레길 따라 걷을 수 있는 습지..힐링과 학습 일석이조
인근 단산에는 모노레일과 패러글라이딩 운영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문경 돌리네 습지. 문경시 제공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문경 돌리네 습지. 문경시 제공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문경 돌리네 습지. 문경시 제공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문경 돌리네 습지. 문경시 제공

요즘엔 잘 보존된 자연 생태를 찾는 '있는 그대로의 관광'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연 생태는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힐링 관광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365일 수량 유지 국내 유일

이러한 뉴관광시대에 딱맞는 곳이 있다. 바로 경북 문경에 있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돌리네 습지'이다.

문경 돌리네 습지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생태박물관'중 하나다. 힐링과 학습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경북 문경시 산북면 해발 270~290m의 굴봉산 정상부에 위치한 산지형 습지로 면적은 49만4천434㎡에 이른다.

2017년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우수한 생물 다양성을 갖춰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돌리네(doline)는 땅 속의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으면서 만들어지는 깔때기 모양의 우묵한 지형으로 통상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곳 문경처럼 돌리네에 습지가 만들어진 이유는 석회암이 빗물에 용해되고 남은 점토질 광물이 배수 구멍을 막고 있는데다, 주변에 물이 솟아나는 용천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경 돌리네 습지 둘레길을 오르는 관광객들. 문경시 제공
문경 돌리네 습지 둘레길을 오르는 관광객들. 문경시 제공

​이처럼 돌리네지대에 습지가 365일 형성되는 경우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돌리네 습지는 문경을 포함해 평창군 고마루, 정선군의 발구덕과 산계령 등 4곳이다.

문경 외에 3곳의 경우 돌리네에 수량이 유지되는 기간은 연중 10일 미만으로 일시적으로 습지가 형성된다.

반면, 문경 돌리네 습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중 일정량 이상(최고 수심 2.9m)의 수량이 계속 유지된다.

논농사 등 경작활동이 이뤄질 정도로 매우 특이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다.

문경돌리네 습지 둘레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문경시 제공
문경돌리네 습지 둘레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문경시 제공

◆731종 생물 공존

문경 돌리네 습지는 육상과 초원, 습지 생태계가 공존하는 곳이다. 좁은 면적임에도 731종이 서식해 생물 다양성이 매우 풍부하다.

식물의 경우 305종에 달한다.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낙지다리, 꼬리진달래, 들통발 등 3종도 서식하고 있다

동물은 426종에 달한다. 문경 돌리네 습지에 오면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과 담비, 삵, 새매, 붉은배새매, 구렁이 등을 볼 수 있다.

문경 돌리네 습지의 생물 다양성은 규모가 3배 더 큰 대암산 용늪 습지보호지역의 563종보다도 풍부하다.

문경 돌리네 습지 주변에 조성된 둘레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문경시 제공
문경 돌리네 습지 주변에 조성된 둘레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문경시 제공

◆깊은산속 옹달샘 최고의 힐링 명소

환경부와 문경시는 돌리네 습지의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우수한 습지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복원하고 지역사회의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문경 돌리네 습지보호지역 보전 계획'을 수립해 세부적인 보전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논농사, 과수원, 농로 등 경작활동으로 훼손된 사유지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원래의 지형으로 복원하고 있다.

또한 돌리네 습지 지형과 특성을 고려한 생태탐방로, 관찰데크, 생태체험·교육시설 등을 설치해 지역 생태관광명소로 발전시키고 있다.

5년 주기의 습지 정밀조사와 분기별 모니터링 등 생태계와 돌리네 습지 형성 요인에 대한 조사와 학술적 가치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경시는 최근 사업비 19억4천만원을 들여 돌리네 습지 훼손지 1단계 복원사업을 마무리했다.

문경시 환경보호과 조용민 담당은 "문경 돌리네 습지는 현재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며 "복원사업이 최종 마무리되면 국내 최고의 생태탐방, 체험교육, 학술연구가 가능한 특화된 생태 관광 보고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 돌리네 습지는 논농사도 가능하다. 전통추수체험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 문경시 제공
문경 돌리네 습지는 논농사도 가능하다. 전통추수체험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 문경시 제공

◆ 걸으면서 만나는 '돌리네 습지'

돌리네 습지 탐방은 걷기와 문경시가 마련한 전기차를 통해 가능하다. 자연 생태와의 만남, 힐링을 오롯이 즐기려면 걷는 것과 친환경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최고다.

산북면 우곡1리는 '돌리네 마을'이다. 마을 앞의 수백년 된 고목부터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마을을 지나 돌리네 습지로 향하는 길은 쉽지는 않다. 구불구불한 길이어서 운동도 할겸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권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걷는 재미가 그만이다.

산길을 오르면 돌리네 습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산 중턱의 탁트인 공간을 지나면서 전망대가 보이고, 전망대에서 습지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보는 이들의 시선에 따라 아기자기한 즐거움이나 잘 빚어진 연못의 전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돌리네 습지는 3.2km 둘레길을 따라 볼 수 있다. 조용하게 천천히 걷다 보면 언제 시간이 지났는 지 모른다.

돌리네 습지 탐방의 기본은 습지 생태를 보전하며 조용히 천천히 걷는 것이다. 돌리네 습지를 걸으면 자신의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

문경 단산을 오르내리는 모노레일. 문경시 제공
문경 단산을 오르내리는 모노레일. 문경시 제공

◆돌리네 습지 인근 단산도 뉴관광지

돌리네 습지 탐방이 다소 짧아 아쉬움이 남는 관광객들은 돌리네 습지와 이웃한 단산을 찾는 것을 권하고 싶다.

단산은 문경의 '숨은 보석'이다. 백두대간의 명산이 즐비한 문경이지만 단산의 그 아름다운 산세가 유명세를 타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단산은 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단산모노레일이 있다. 3.6km의 왕복 코스는 국내 최장을 자랑한다.

스포츠 마니아들을 불러모으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은 국제 대회도 열린다. 산악자전거 마니아를 위한 코스도 잘 마련돼 있다.

돌리네 습지에서 온전히 자연을 체험하고, 바로 단산으로 내달려 모노레일의 스릴과 단산의 아름다움, 레포츠의 짜릿함을 함께하길 추천하고 싶다.

돌리네 습지 탐방은 올해가 원년이다. 입소문을 타고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돌리네 습지를 찾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지난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문경시 주최의 '제1회 문경 돌리네 습지축제'가 가을 습지 일대에서 열렸다.

습지 일대에서 열린 걷기대회에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참가했고 오미자에이드 체험, 문경사과 맛보기, 사진 콘테스트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아름다운 돌리네 습지의 다양한 생물과, 도시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끼고자 하는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전국 최고 힐링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9일 문경 돌리네 습지에서 열린 '제1회 문경돌리네습지축제' 장면. 문경시 제공
지난 10월 29일 문경 돌리네 습지에서 열린 '제1회 문경돌리네습지축제' 장면. 문경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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