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성서공단 화재 이틀째 주변 탄내 진동…밤사이 화재경보기 오작동 '진땀'

화재 시 뿜어나온 매캐한 연기…"코 찌르는 듯한 냄새로 산책도 쉽게 못해"
밤 10시 49분쯤 두류동 오피스텔 화재경보기 오작동해 놀라기도

지난 7일 새벽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의 한 인쇄공장에서 난 화재로 발생한 분진이 바람을 타고 대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각종 SNS에는 대구 전역에 분진가루가 날린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7일 새벽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의 한 인쇄공장에서 난 화재로 발생한 분진이 바람을 타고 대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각종 SNS에는 대구 전역에 분진가루가 날린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한 인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로 지역에 매캐한 냄새가 퍼지면서 시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음식점 상인부터 산책을 나오는 사람들까지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일 0시 56분쯤 달서구 월암동 성서공단에 입주한 인쇄공장에서 큰불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량 110대와 소방인력 328명을 투입해 약 10시간 만에 불을 껐다.

불길은 전날 오전 잡혔지만 화재로 뿜어져 나온 매캐한 연기가 대구 전역을 덮치면서 시민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불이 발생한 전날 7일부터 8일 오전 10시까지 냄새 관련으로 들어온 민원 건수는 121건에 달한다. 불이 발생한 달서구 일대가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27건)와 서구(16건)가 뒤를 이었다.

화재 현장으로부터 3㎞ 떨어진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29) 씨는 "불이 난 줄 모르는 손님들이 '가게에서 왜 탄 냄새가 나냐'고 물어보면 가게 문제가 아닌 성서공단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환기를 하고 싶어도 불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휠체어를 탄 채 요양보호사와 산책을 나온 B(72·달성군 화원읍) 씨는 "몇 번 나오지 못하는 산책인데 바깥 냄새가 너무 안 좋아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대구 곳곳에 흩날리고 있는 분진도 문제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이 종이와 골판지 등 가연성 제품을 다수 취급했던 탓에 분진 가루가 바람을 타고 날리고 있다. 특히 차량과 옷에 쌓이고 있다는 피해가 많았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보유 중인 분진흡입기차량 18대 중 14대를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2대가 투입됐고, 나머지 12대는 북구와 동구, 수성구 등에서 가동하고 있다"며 "대기 측정소 내 미세먼지 수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유동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10시 49분쯤 달서구 두류동 한 오피스텔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소방차량 20여대가 투입되면서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인근의 한 가게 직원 C(59) 씨는 "어젯밤에 소방차량들이 많길래 달서구에 또 불이 크게 난 것으로 오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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