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친윤' '비윤' 간 극한 비난전으로 전개되면서 여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도 다수 야당에 맞서기가 버거운 판에 당권 주자들이 당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며 극한 소모전에 매몰돼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의 일등 공신으로 자부하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실망도 커지고 있다. '어떻게 이룬 정권교체인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안 돼 여당이 자멸의 길로 들어서려 하느냐'는 걱정이다.
당권 파동의 이면에는 내년 22대 총선 공천권 확보가 숨어 있다. 이는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기 위한 포석을 어떻게 까느냐는 공천과 맞물려 있다는 것.
국민의힘 대구 한 국회의원은 "당권 주자들의 싸움이 2016년 총선 때 있었던 계파 간 '옥쇄 파동' '진박 감별론'을 연상시킨다"며 "볼썽사나운 다툼이 계속된다면 차기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으로 집권 후에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던 여당이 국정 동력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극약처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고 싶은 현직 대통령과 공천 학살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당내 비주류 간 대타협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갈등이 숙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 윤석열 대통령이 이뤄낸 성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야당은 내년 총선의 성격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규정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이 공천했던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우리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했고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한 가닥 희망도 없었다"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는 모습으로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집권 8개월 차에 여소야대 국면과 잇따른 당내 불협화음이라는 엄혹한 현실을 돌파할 방향타는 결국 당심과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당 수뇌부와 대통령이 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지리멸렬에 가장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이들은 지역민들이다. 내부 분열로 차기 총선에서마저 여당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어렵게 이룬 정권교체로 탄생한 정권이 날개 한 번 펴보지 못하고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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