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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저임금보다 높은 실업급여' 손본다

정부가 실업급여 축소에 나선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도 취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정부가 실업급여 축소에 나선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도 취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무늬만 구직자' 등 일탈 현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사진은 3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안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실업급여 축소에 나선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도 취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무늬만 구직자' 등 일탈 현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용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경우 고용보험기금에서 급여 일부를 지급하는 제도다. 지급액은 직전 평균임금의 60% 수준으로 1일 상한액은 6만6천원(월 198만원) 수준이다.

정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당시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실업급여 하한액도 32% 인상됐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것보다 실업급여 실수령액이 많아지는 사례까지 생겼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할 경우 사회보험료와 세금을 제외한 월 180만4천339원을 받는데, 실업급여 하한액은 이보다 4만2천701원 많은 184만7천40원이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지원서만 내고 면접에 나타나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례도 증가했다. 국내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7년 120만명에서 2021년 178만명으로 급증했다. 작년에도 수급자는 163만명에 달했다.

정상적인 취직 활동을 펼치는 구직자 외에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실업급여만 빼먹는 '불량 수급자'들도 늘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고용보험 가입 기간과 높은 실업급여 하한액으로 근로 의욕과 재취업 유인을 낮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과 실업급여 간 연동 체계를 없애기로 했다. 최저임금보다 실업급여가 낫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고용보험 피보험기간을 늘리고 실업급여 하한액은 낮아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정부는 실업급여 수급자에게 구직 의무를 부여하고 상담사 개입을 강화키로 했다. 우선 반복 수급자의 실업급여 감액, 대기 기간 연장을 주 내용으로 하는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될 수 있도록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오는 5월부터는 이력서 반복 제출과 같은 형식적 구직 활동과 면접 불참, 취업 거부 시에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불량 실업급여 수급자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예정이다. 현재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4주마다 한 번씩 회사에 이력서 제출·면접 등 구직활동을 하거나 학원·고용센터 프로그램을 수강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첫 16주 이후에는 최소 두 번 이상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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