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양에 이어 멸종위기 붉은박쥐까지 발견"…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 추가 조사 목소리

풍력단지 사업자의 요구로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2차례 현지조사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2차례에 걸친 현지조사를 통해 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발견된 내용을 기록한 자료. 이은주 의원실 제공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2차례에 걸친 현지조사를 통해 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발견된 내용을 기록한 자료. 이은주 의원실 제공
이은주 국회의원
이은주 국회의원

경북 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종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에 이어 붉은박쥐까지 발견되면서 추가 조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9월 경북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산1번지 인근에 대한 생태·자연도 등급 재평가를 위한 현지조사 과정에서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를 발견했다. 현지조사는 영양풍력발전단지 사업자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이은주 의원은 "풍력발전 사업자는 이 일대가 '식생 보전가치가 미흡'하고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영양군에 생태·자연도 등급 수정·보완신청을 했다"며 "식생 등급을 낮춰 풍력발전단지 사업 추진을 쉽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8월 1차 현지조사를 한 결과 예정지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삵과 하늘다람쥐가 확인됐다. 또 이어진 지난해 9월 2차 현지조사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붉은박쥐까지 확인됐다.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된 붉은박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관심 대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과 충청, 전라, 제주 등에서 약 500개체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영양군에서 붉은박쥐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국립생태원이 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를 조사한 결과 보고서 중 멸종위기종 붉은박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자료의 모습. 이은주 의원실 제공
국립생태원이 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를 조사한 결과 보고서 중 멸종위기종 붉은박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자료의 모습. 이은주 의원실 제공

이 의원은 "붉은박쥐의 서식에 가장 큰 위협요인은 산림과 동굴 훼손이고 최근 산림개발과 도로 건설로 인한 자연 동굴 및 폐광파괴, 입구 폐쇄 등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며 "특히 캐나다 캘거리대학 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회전날개 인근에는 높은 음압이 발생해, 이 압력차를 모르고 접근하는 박쥐의 폐가 터져 죽는 등 풍력발전기가 박쥐 서식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와 이 의원 측은 이번 국립생태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조사단의 현지 조사를 추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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