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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그려낸 이토록 푸른빛…갤러리신라 김춘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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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마린’ 블루 색상 30여 년간 천착
붓 대신 손에 물감 묻혀 그리는 행위 반복

김춘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신라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김춘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신라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김춘수, 희고 푸르게 0520, 166x166cm, Oil on canvas, 2005.
'울트라 마린(Ultra-Marine)' 시리즈 작품의 일부. 작가가 손에 물감을 묻혀 그려낸 흔적이다. 이연정 기자

갤러리신라 대구가 김춘수 개인전 '울트라 마린(Ultra-Marine)'을 열고 있다. 작가는 1993년 갤러리신라에서 첫 전시를 연 지 30주년을 맞았다.

전시장은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하다.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울트라 마린' 색상에 이끌려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바다를 의미하는 '마린', 초월을 뜻하는 '울트라' 단어의 조합인 울트라 마린은 진한 보랏빛 청색의 광물성 안료의 이름이자 작품의 제목, 전시 제목, 김춘수의 색상이다.

캔버스 가득 펼쳐진 푸른빛을 보며 누군가는 깊은 바다를, 누군가는 어두운 하늘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혹은 내면으로 깊게 빠져들어 상념에 잠길 수도 있다.

갤러리신라 관계자는 "울트라 마린 색상은 자연을 떠올려주는 색감이기도 하고, 현실을 초월해 관조적이면서 명상적 세계로 유도하는 의지를 담은 색상이기도 하다"며 "작가는 색을 절제해 쓰며 화면 자체에 더욱 밀도 있게 접근하고, 단조로운 화면으로 집중과 연상작용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붓 대신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캔버스를 채운다. 그는 꾸준히 그리기의 의미에 대해 질문해왔으며, 그 대답을 몸의 움직임으로 찾았다. 붓에 의한 그리기 대신 캔버스 화면에 직접 물감을 묻히는 신체적 행위를 통해 물감이 만들어낸 형체가 아닌 물감의 흔적, 즉 그의 행위의 흔적을 보여주고자 한 것. 그래서 작품에는 작가의 호흡과 감정이 그대로 묻어 있다.

김춘수, 희고 푸르게 0520, 166x166cm, Oil on canvas, 2005.

이번 전시에서는 근작인 '울트라 마린' 외에 1993년 첫 전시에 출품했던 '수상한 혀' 시리즈, 흰 색을 더해 역동성이 돋보이는 2000년대 '희고 푸르게' 시리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신라 관계자는 "작가에게 캔버스 화면은 자아의 일부이고, 그의 손놀림은 명중한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제스쳐"라며 "울트라 마린 블루는 그의 작품세계를 대변하는 빛이며, 그의 생을 관통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더욱 상징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 CSULA 대학원을 졸업하고 NYU에서 수학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8회 앙데팡당전, 서울80, 에꼴 드 서울 등 유수의 기획전시를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전개해왔다. 1993년 토탈미술대상을 수상했고, 1996년 상파울루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전시는 4월 22일까지.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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