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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물품계약 내부 문서가 업체 단톡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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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특정업체 밀어주기” vs 市 “단순 실수”

경주시 원가심사 결과 통보서가 올라온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캡쳐. 독자 제공
경주시 원가심사 결과 통보서가 올라온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캡쳐. 독자 제공

경북 경주시가 물품 구매‧설치 등을 앞두고 관련 계약 정보가 담긴 내부 문서를 특정 업체에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해당 문서는 e-모빌리티 연구단지 진입로 옹벽 조형물(입간판) 설치를 위한 '원가심사 결과 통보서'다.

27일 본지 기자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업 담당 직원 A씨는 지난 14일 오전 감사부서로부터 이 문서를 받은 뒤 곧바로 사진을 찍어 광고업체 대표 B씨가 포함돼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 문서엔 사업금액, 심사결과와 의견 등이 담겼다.

이 같은 사실은 이 단체 대화방에서 해당 문서를 본 또 다른 광고업체 대표를 통해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주시가 B대표와 수의계약을 진행하려다가 실수로 알려지게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가심사 결과 통보서에 적힌 사업 금액은 4천822만원이다. 경주시의 여성기업 제품 수의계약 한도는 5천만원으로, 광고업체 대표 B씨는 여성이다.

이에 대해 해당 부서 측은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해당 업체를 밀어주려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A씨는 "감사부서의 원가심사 결과에 따라 설계와 원가산정서 등을 수정하기 위해 설계용역 업체에 전달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설계용역 업체를 소개해준 광고업체 대표 B씨에 보내 대신 전달하려고 한 게, 실수로 1대 1 대화방이 아닌 단체 대화방에 사진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 변경을 위한 전달이라면 설계 용역업체에 직접 전달하면 될 일인데 향후 계약 당사자가 될 수도 있는 B씨에게 전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부서는 지난 14일 오후 취재가 처음 시작되자 이 사업의 물품 계약을 '긴급' 전자입찰방식으로 정하고 이튿날인 15일 오전 입찰 공고를 냈다. 원가심사 결과를 반영해 설계, 원가계산서와 내역서, 시방서를 변경하고 변경된 사업비로 품의서를 작성해 담당 국장 결재를 받는 모든 과정이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e-모빌리티 연구단지 완공 시점은 내년 하반기"라며 "시급성을 요구하는 사업이 아닌데도 이렇게 급하게 계약을 진행하는 모습이 사고를 수습하는 모습으로 비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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