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800만원이 든 가방을 버스에 놓고 내린 일본인 관광객이 버스기사의 발 빠른 대처로 무사히 되찾은 사연이 알려졌다.
27일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 172번 시내버스 기사 이성문(55) 씨는 지난 19일 낮 12시 20분쯤 서울 노원구 하계동 차고지로 들어온 뒤 버스 안에서 누군가 놓고 내린 흰색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 안에는 5만 원권 47장, 1만 엔(약 9만9천원)권 47장 등 약 8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일본 여권, 비행기 표가 들어있었다.
이씨는 서울 조계사 인근 정류장에서 일본 말을 하며 버스에 오른 관광객을 떠올렸다.
KBS가 공개한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이씨의 버스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올라탔다. 그 중 한 남성은 캐리어를 옆에 두고 흰색 손가방을 의자에 올려두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성은 잠깐 뒤돌아서 한눈을 팔더니 이내 손가방을 의자에 그대로 두고 캐리어만 들고 내렸다.
이씨는 빨리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가방을 들고 차고지 인근 서울 노원경찰서 민원실로 달려갔다.
현금 뿐 아니라 여권까지 잃어버린 외국인 관광객의 애 타는 심정을 헤아린 것이다.

이씨는 경찰에 "외국인 관광객이 잃어버린 것으로 보이니 빨리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경찰은 주한일본대사관과 연락이 닿지 않아 가방 안 소지품을 살피던 중 호텔 숙박카드를 발견했다.
경찰은 해당 숙박업체에 일본인 관광객의 신원을 요청해 연락처를 구했고, 같은 날 오후 2시쯤 가방을 돌려줬다고 한다.
가방을 잃어버린 일본인들은 애초 23일 출국 예정이었으나 일본에서 아들 졸업식이 있어 19일 오후로 출국 날짜를 앞당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을 몇 시간 앞두고 현금과 여권, 비행기 표를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이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망연자실하던 중 한국인이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찾아줘 무사히 관광을 마쳤다"며 이씨와 한국 경찰에 감사를 전했다. 또 이씨에게 사례를 하겠다고 했으나 이씨는 거절했다.
이씨는 "우리나라에 관광 온 사람인데, 일본인이고 외국인이고 그러다보니까 한국인들에 대해서 이렇게 친절하고 안전한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으면 한다)"고 KBS에 전했다.
노원경찰서는 지난 23일 이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