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실언 논란 '김기현 체제'...'밥 한공기' 조수진까지 가세

태영호·김재원·조수진 등 잇단 지도부 실언 논란…지지율 하락세에 차기 총선 위기감 고조
이준석 "갈수록 태산, 점입가경", 윤희숙 "정치가 그렇게 가벼운가"…당내 비판 나와
이재명 "막말에 가까운 이야기…여당 지도부가 신중하길 바라고, 진지해지길 바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주 4·3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지도부에서 잇따른 민심과 동떨어진 실언이 나오면서 당 안팎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당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민생 119'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은 5일 한 언론에 출연해 야당이 강행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인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며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 오히려 칼로리가 낮은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어떤 국면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는 결국 말로 하는 것이기도 한데, 신중하지 않다. 너무 경박스럽다"며 "막말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당 지도부가 신중하시길 바라고, 진지해지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를 통해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그래서 밥을 잘 안 먹는다',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하자', '밥이 오히려 다른 식품에 비해 칼로리가 낮다는 것을(?) 알리자'라고 한다면 이걸 가지고 대안경쟁을 할 수 있겠나"라며 "갈수록 태산이다.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했다.

김 웅 의원도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유명 먹방 유튜버)이 당 대표를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라고 꼬집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제일 실망스러운 것은 야당도 아닌 여당 정치인들 스스로 밥을 많이 먹거나 버리는 것이 대안이라며 양곡법 이슈를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정치가 그렇게 가벼우냐"고 질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발언에 대해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느냐"라면서도 "국민들이 공감하시는 정책이어야 되는 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8일 출범한 지도부는 채 한 달도 되기 전에 김재원, 조수진 최고위원까지 실언을 하며 논란을 자초해 당 지지율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도부 입성 직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발언으로 잇달아 설화를 빚었고, 전날 제주 4·3 기념일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더해지자 결국 공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