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1시에 찾은 대구 중구 동산동 약령시 일대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포장되어 있던 인도는 블록을 다 드러내 모래로 가득했고 곳곳에는 공사 자재들이 즐비했다. 20일 오후 2시 다시 찾은 계산성당 앞 도로는 차들이 빽빽했다. 한 시간이 지나도 정체는 풀리지 않았다. 공사로 인해 왕복 4차선 도로가 졸지에 2차선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관광객 박모(76) 씨는 "역사 깊은 유적지라고 해서 찾아 왔더니 공사 먼지가 날리고 걷기가 힘들어 아주 불편하다"며 "부산에 갔다가 대구에 온 건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약령시 일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로경관 개선사업이 지연되면서 인근 상인들과 시민, 관광객까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중구청에 따르면 약령시 일대에서 이뤄지는 공사는 '지역특화 가로경관개선 사업'으로 국비 7억7천200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말 착공했다. 근대골목투어의 중심코스인 약령시 서문부터 계산성당 앞 인도 블록을 교체하고 조형 벤치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말에 시작된 공사가 4개월째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예정대로라면 2월 말에 공사가 끝나야 했다. 공사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구청 직원들이 두 달이면 끝난다고 했는데 아직도 다 헤집어 놓은 상태로 방치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근에서 또 다른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 B씨는 "민원을 넣으면 구청에서는 '다음 주까지 완료된다'는 말만 반복한 지도 두 달째"라고 증언했다. 인근 상인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도 호소했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매출이 줄어든 매장도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대구를 찾은 임모(31) 씨 일행은 "도로가 너무 막혀 서성로 진입도 한참 걸렸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만에서 온 종옥(25) 씨도 "인도가 너무 좁아서 코스대로 구경하기가 힘들고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은 전국적으로 시멘트 품귀현상이 일어나 공사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지난 16일부터 시멘트 수급이 이뤄져 이달 내로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술 중구청 도시안전국장은 "공사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을 듣지 못했지만 구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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