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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우리 기술로] 최종해 건설협회 대구시회장 "외지업체 잔칫상 막을 특례 규정 절실"

두 번 다시 없을 초대형 사업 대기업 F1 끌어들일 가능성 지업업체 참여 한계 불보듯
사업 성공 위해 연속성 중요…지역 업체 공동도급 확대를
市·광주와 긴밀히 협력해야

최종해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장. 매일신문 DB
최종해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장. 매일신문 DB

"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으로서는 두 번 다시 찾아올 수 없는 기회다. 하지만 이 사업도 자칫 외지업체 잔칫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말은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근자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을 맡은 최종해 동양종건 대표가 지금으로부터 2년도 더 전인 2021년 2월 중순에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이다.

특별법 공포를 하루 앞둔 24일 그를 만나 대구경북 건설업계가 신공항 건설이라는 호재를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혜안을 물어봤다. 최종해 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은 기자의 물음에 연속성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 강조했다.

▶지역 업체 참여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그대로인지?
-공항 이전 본공사는 기부 대 양여로 진행하는 만큼 기존 부지 개발이 선행돼야 하는데, 특수목적법인(SPC)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것만 해도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사업이므로 서울의 대기업 중심으로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업체는 자금력이나 보증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참여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공항 건설 이외 국토교통부에서 발주하는 민간 공항 시설이나 주변 교통시설 등에는 입찰 참여를 통해 수주해야 하는데 현재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기준 등을 고려하면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는 많아야 20% 선에 그칠 수도 있다. 지역 업체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을 서둘러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러 차례 지역 건설업계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홍 시장이 지역 건설 3사와 간담회를 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아파트 미분양 문제를 이야기 하려는갑다 싶었는데 신공항 문제를 이야기해서다. 화성산업, 서한, 태왕 이 세 군데가 지역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인 것은 맞지만, 이 공사가 몇 년 안에 끝나는 사업도 아니고 앞으로 얼마나,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도 모른다. 당연히 몇 개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연속성이 없으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대구시, 정부, 지역 업계 모두가 대구경북신공항 성공을 위해 연속성을 갖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 대구시회 안에만 430여 개 업체가 있을 정도이니 업계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여러 갈래로 나뉠 게 분명하다. 관(官)에서는 이걸 묶어서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목소리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협회에서도 이를 위한 팀을 꾸릴 텐데 시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의견을 모아나가면 좋겠다.

▶앞으로의 공사로 지역 업계 활성화에 힘을 받을까?
-지역 업계로 봤을 때는 이런 호재는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큰 기회이다. 이걸 살려내는 것은 각 업체 능력일 테고. 건설협회 대구시회장으로 봤을 때는 자칫 잘못하다 다 뺏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앞서 다사에서 왜관으로 가는 도로 공사가 있었다. 대구시에서 설계, 발주를 했는데 전체에 95% 이상이 대구 구간이었다. 협회에서 대구시에 대구 업체가 공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공구를 세분화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시에서는 전체를 통으로 발주했다. 결국 역외 업체 한 곳이 51%, 경북 업체가 49%를 가져갔다. 지역 업체 참여율을 높일 획기적 방법이 나와야 한다.

▶제도를 어떻게 바꾸면 좋겠나
-현행 입찰 규정을 그대로 두면 지역업체 참여도가 20%면 많이 받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기회를 살리려면 전체 틀을 바꿔야 한다. 신공항 특별법 안에 지역 업체 수주를 지원하는 내용이 있다. 앞서 혁신도시 조성 때처럼 지역 연고 업체 공동도급과 관련해 비율을 높인 특례 규정이 있었다. 이와 같은 것을 다시 도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본다.

지금 광주도 군공항 이전 문제로 대구경북과 상황이 비슷해졌다. 그러면 이런 목소리를 광주, 전남에서도 내어주면 훨씬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건설업계에서 호남 목소리가 영남보다 크다. 그리고 이것 역시 연속성이라고 본다. 지역 업계를 넘어 지역 전체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비슷한 처지에 또 다른 지역에서 동참해주면 그게 연속성이고, 힘이 된다. 최근 대한건설협회 광주시회장, 전남도회장을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고 그쪽에서도 흔쾌히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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