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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북대는 부지 제공, 북구청 건축비 부담" 대구 이슬람사원 해법 될까?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해법으로 제시…학교측은 난색
구청 "유학생 유치 등도 고려"-학교 "동아리방은 줄수 있어"
무슬림 유학생측 "이젠 완공을 앞둔 만큼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을 것"

콜린 크룩스(앞) 주한 영국대사가 지난달 23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현장을 방문, 무슬림 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현장을 떠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콜린 크룩스(앞) 주한 영국대사가 지난달 23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현장을 방문, 무슬림 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현장을 떠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대 본관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대 본관 전경. 매일신문 DB

3년째 지속되고 있는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경북대 캠퍼스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등장했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홍원화 경북대 총장을 만나 부지를 제공하면 건축비를 부담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북대는 면학 분위기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26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총장실에서 배광식 북구청장과 홍원화 경북대 총장의 만남이 약 1시간 동안 이뤄졌다. 이날 자리에는 차대식 북구의회 의장과 이성장 북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도 동석했다. 이들은 대현동 이슬람사원을 건립하는 유학생 대부분이 경북대 학생인 만큼 학교 측에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북구청은 경북대 내 별도의 부지만 있다면 구청이 직접 이슬람사원을 짓겠다는 안을 내놨다. 배 구청장은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요구대로 사원을 또 다른 장소로 옮기게 되면 그곳의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할 것"이라며 "유학생 유치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경북대 캠퍼스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북대는 타 종교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슬람사원을 교내에 건립하게 되면 학내 구성원들 간의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동아리방 등을 활용해 별도의 공간은 내어줄 수 있지만 독립적인 건물은 어렵다"고 말했다.

경북대에 이슬람사원을 짓자는 제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슬람사원을 두고 무슬림과 주민들이 갈등을 빚던 초기에도 경북대가 대체 장소로 거론됐다. 당시에도 학교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무슬림 측도 대체 장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2년 전부터 대체 장소를 제공하면 이슬람사원을 옮길 생각이 있다고 했지만 조건에 맞는 대체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이제는 이슬람사원이 상반기 완공을 앞둔 만큼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되면서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북구청은 중앙부처와도 갈등 해결 방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북구청에 따르면 배 구청장 등 3명은 오는 28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만나 경북대 내 이슬람사원 건립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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