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월 5일 어린이날] 6월에는 만날 수 있나요… '대구어린이회관' 재개관 지연

5일 '대구어린이세상'으로 이름 바꿔 재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공연·놀이·교육 누릴 수 있는 실내공간과 자연을 즐기는 야외공간 구성
"'어린이 국회'·'어린이 시민단체' 등 어린이 '참여권' 보장 위한 프로그램 만들어야"

지난 3일 오후 2시쯤 찾은
지난 3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어린이세상(구 대구어린이회관)'의 입구에는 '공사중 출입금지'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대구어린이회관은 '대구어린이세상'으로 이름을 바꾸고 다음달쯤 재개관할 예정이다. 한소연 기자

지난 2일 오후 2시에 찾은 대구어린이회관 입구는 '공사 중'이란 푯말들로 막혀있었다. 입구에는 '대구어린이세상'이라는 글자와 'ㄷ', 'ㅇ', 'ㅅ'을 형상화한 대표 캐릭터가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내부로 조금 더 들어가니 폭포가 있던 자리 주변에는 공구나 포댓자루 등 공사 장비가 즐비했다.

리모델링된 건물은 외관상 문제는 없었지만, 내부는 여전히 텅 비어있었다. 산책로 등 야외공간 역시 어느 정도 완성된 모습이었으나 건물 주변의 꽃들은 시들어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공사 측 관계자는 "건축은 완성됐으나 조경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5일 '대구어린이세상'으로 이름을 바꾸고 어린이들의 곁을 찾을 예정이던 대구어린이회관이 내부 사정으로 개관이 지연됐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학부모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어린이회관은 지난 2021년부터 사업비 345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계획대로면 올해 4월 준공 후 5월 5일 어린이날에 재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안전 점검 등으로 준공이 지연됐다. 대구시는 6월 개관을 목표로 준공을 서두르고 있다.

대구어린이회관은 시민들의 성금으로 설립된 대구를 대표하는 어린이 시설이다. 1983년 개관 이후 약 40년간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가 되어왔지만 시설 노후화와 시대에 뒤떨어진 콘텐츠로 인해 이용자의 만족도가 낮아졌다.

대구어린이회관 리모델링 계획안에 따르면 대구어린이회관은 '대구어린이세상'으로 이름을 바꾼다. 전체적인 공간은 '꾀꼬리극장'과 '꿈누리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야외공간'으로 구성된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 '꾀꼬리극장'은 어린이 공연뿐만 아니라 성인 공연도 가능하다. 지상 4층 규모의 '꿈누리관'은 연령대별로 다양한 체험형 놀이시설을 갖춘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공공시설이었던 어린이회관이 2년 넘게 문을 닫자 아쉬움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우려로 집에서 마음 놓고 뛸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재개관할 대구어린이회관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민 대구가톨릭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놀이터도 점점 사라지는 요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과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아와 유아 등 연령에 맞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 구분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재탄생하는 어린이회관은 기존과는 다른 의미를 지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영준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89년 11월 20일 채택된 유엔어린이인권협약에 따르면 어린이 역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참여권'이 어린이의 권리로 인정된다"라며 "가령 '어린이 국회'나 '어린이 시민단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한국에서도 '그레타 툰베리' 같은 영향력 있는 활동가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오후 2시쯤 찾은
지난 3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어린이세상'의 내부 모습. '꾀꼬리극장'과 '잔디광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들로 리모델링 돼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한소연 기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