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리에 버리고 온 송영길 휴대전화…檢 "방어권 넘어 증거인멸"

宋 '방어권 행사' 주장 반박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현시점에서는 조사가 어렵다는 검찰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자진 출두를 강행했다 출입이 거절되자 돌아갔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가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을 두고 "방어권 보장을 넘어서 증거인멸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포맷, 초기화된 휴대전화 제출은 증거인멸이 아닌 '정당한 방어권' 행사라는 송 대표 측 주장에 대해 검찰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1일 송 전 대표의 '깡통폰' 제출과 관련해 "수사를 앞두고 (피의자가) 주요 증거물을 폐기하거나 삭제하는 행위는 방어권 보장을 넘어서 증거인멸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 경위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 그랑제콜(ESCP·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 활동을 위해 출국한 송 전 대표는 국내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현지에서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대학 측이 제공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지난달 24일 '돈봉투 의혹' 수사를 받기 위해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면서 반납했고, 국내에 들어온 뒤에는 새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했다는 게 송 전 대표 측은 설명이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주거지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수사팀에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제출했는데, 이 기기는 별다른 기록이 없는 '깡통폰'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 측 법률대리인은 휴대전화 교체 경위와 관련해 "방어권 행사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국내 회선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 해지하고 버린 것이며, 시기도 수사 대상에 오르기 한참 전인 지난해 12월"이라며 증거 인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송 전 대표 측이 전날 "무차별적 피의사실공표가 검찰 관계자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관계자를 피의사실공표죄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아무런 근거 없이 수사팀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사팀은 공보 규정에 따라 공보를 진행하고 있고, 피의사실 공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상당 부분 (소환조사 일정) 조율이 이뤄졌다. 머지않은 시간에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수사를 통해 어느 정도 살포된 자금 출처와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사안의 실체에 다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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