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고교 재경총동창회 탐방] (23)경신고 "사학명문 굳건한 위상 자부심"

대구 '수성학군' 만드는데 일조…작년 졸업생 절반 '의학계열'
의대 입학 실적 전국구 명성…한 때 수능 만점자 4명 배출
'진취적 기상' 건학이념 바탕, 기수·분야별 동문 모임 다양

경신고 교표
경신고 교표

개 교: 1966년 3월 3일

설립형태: 사립

교 훈: 바르게 생각하고 부지런히 일하며 서로 믿고 돕자

주요 배출 동문: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14회), 이동환 고양시장(17회),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26회)

소 재 지: 대구광역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504길 34

경신고 재경동창회가 지난해 12월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을 개최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 제공
경신고 재경동창회가 지난해 12월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을 개최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 제공

경신고등학교는 대구 수성구가 '교육특구'라고 불리게 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명문고교로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1966년 경신상업전수학교로 개교했고, 1971년 교사를 이전해 현재의 수성구 범어4동에 자리 잡았다. 1978년 일반계 고교인 경신고등학교로 전환됐고, 2011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인가를 받아 자사고로 전환됐다가 2018년 다시 일반고로 돌아왔다. 올해 2월 제55회 205명이 졸업해 지금까지 2만6천48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자사고 인가를 받기 전에도 우수한 대학 진학 실적을 냈지만, 자사고가 된 이후 소위 실력 좋은 학생을 많이 받으면서 지방 학군으로서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다. 특히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능 만점자를 4명이나 배출하면서 당시 화제를 모으기도 하는 등 대구에서 '공부 잘하는 학교'로 유명세를 자주 타 다른 지역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출범한 제11대 재경동창회의 김현동 사무총장(변호사·24회)은 "우리 동문들은 수도권의 대학을 나와서 정착했거나 생활터전을 수도권으로 이전해 온 경신고 졸업생과 재학했던 사람들이다. 여러 동문들의 노력과 지원으로 2000년대에 재경동창회가 구성돼 20여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동창회는 이사회와 상임이사회, 총회를 개최하며 춘계 및 추계 체육대회를 통해 동문 간의 우의를 다지고, 연말 송년회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정례적인 스케줄을 갖고 있다. 연말 송년회 때는 훌륭한 활약을 보인 동문을 선정해 '자랑스러운 경신인상'을 수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동문회 조직의 근간이 되는 기수별 동기회 외에도 취미활동 모임, 지역별, 분야별 다양한 동문 모임들과 일부 대학별 동문회가 활동 중이며 많은 동문들이 이들 모임을 통해 씨줄과 날줄로 엮인 격자무늬 형상으로 만남과 활동을 하고 있다"며 "특히 투자 업계 관련 동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Biz경신'이나 매달 10여 팀이 골프로 체력과 우의를 다지는 '경록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 구성된 산악회가 박희경 회장(16회)을 중심으로 활동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가 지난 2019년 청계산 단합산행 및 족구대회를 개최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 제공
경신고 재경동창회가 지난 2019년 청계산 단합산행 및 족구대회를 개최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 제공

경신고는 '진취적 기상(進取的 氣像)'이라는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탁월한 교육적 성과를 이뤘으며 한국사회에 필요한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많은 이들이 법조계, 의료계, 경제계 등을 주도하는 리더로 활약하고 있으며 공직에도 많은 동문들이 진출해 있다.

의학계가 대표적인 분야로 경신고는 의대 입학 실적에서 부동의 일반고 정상이라는 타이틀로 특목고와 자사고를 뛰어넘는 전국구 명성을 자랑하고 있을 정도다. 가장 최근인 2022년 대입에서 의대 합격자 75명 등 의학계열만 전체 116명의 실적을 냈다. 이는 205명의 2023년 졸업생 수를 감안하면 놀라운 숫자다.

의료계에는 건강관련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유튜브 스타로 유명한 정선근 서울대 재활의학과 교수(14회), 전상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장(14회), 이시욱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16회), 장진혁 남양주한양병원 이사장(20회),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전·20회) 등을 비롯해 수많은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다.

법조계에도 100여 명이 넘는 많은 동문들이 활약 중인데 주요 동문으로 김연하 부장판사(14회), 이준명 변호사(전 창원지검 차장검사·14회), 손병원 대구고법 판사(19회),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대외협력실장(21회), 최영락 변호사(22회), 장승수 변호사(22회), 손영배 부장검사(23회), 박태호 부장검사(24회), 임승철 부산지검 차장검사(26회), 김상우 부장판사(26회) 등이 있다.

관계에선 이동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전·14회), 홍윤오 전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14회), 정병원 스웨덴 대사(14회), 박춘호 조세심판원 상임조세심판관(15회), 정창배 전 서울지방경찰청 차장(15회), 김의도 전 통일부 기획조정실 실장(16회),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17회), 조성은 감사원 감사교육원장(18회), 이갑수 국방부 군수관리관(18회) 등을 필두로 많은 동문들이 활약 중이다.

경제계, 산업계에서 활약 중인 주요 동문들은 조을권 풍원테크 대표(9회), 임석혁 동양루브실 대표(12회), 김용백 일성하이텍 대표(12회), 조경목 SK에너지 대표(14회), 남강욱 ACPC 부사장(14회), 최성욱 파라다이스 대표(15회),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전·15회), 유성훈 SK증권 IB부문 대표(15회), 방주완 에쓰오일 수석부사장(16회), 손병진 아라기술 대표(16회),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17회), 정현철 인비즈넷 대표(17회), 최준식 엠제이링크 대표(17회),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대표(18회), 이재석 카페24 대표(18회),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19회), 김범수 엠비아이솔루션 대표(20회), 최병문 한국재무설계 대표(21회), 송창빈 SAP랩스코리아 대표(24회), 오승민 동일산업 대표(25회),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26회), 김현태 보로노이 대표(27회) 등이 있다.

정계에서는 아직 국회의원을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이동환(17회) 동문이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 민선 8기 특례시장에 당선되는 성과를 이뤘고 많은 유망주들이 노력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동문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허연회 전 부산MBC 사장(9회), 김성호 화백(13회),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 교수(20회), 박기완 서울대 경영대 교수(21회), 이상근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22회), 배석준 법률신문 편집국장(32회) 등을 비롯해 문화, 언론,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문들이 활약 중이다.

성창규 재경동창회장(서울대 의대 교수·17회)은 "지금은 이전한 덕원고가 1980년대에는 인근에 소재했는데 신흥 명문고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었고, 80년대 중반에 경북고가 황금동으로 이전해왔으며, 뒤늦게 만촌동으로 이사 온 대륜고, 오성고 등과 1990년대부터 우수 학생 유치와 대학진학실적을 두고 경쟁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주변 학교 출신들을 만나면 반갑고 친근한 느낌이 들지만 모교 자랑에는 여전히 양보가 없다. 사학명문으로서 굳건한 위상을 지키고 있는 모교에 대해 동문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의 입시성적이 의학계열과 이과계로 너무 치중된 경향이고, 과거처럼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배출하는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가 지난 2019년 재경동창회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 제공
경신고 재경동창회가 지난 2019년 재경동창회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경신고 재경동창회 제공

노태호 수석부회장(한솔제지 부사장·17회)은 "'동트는 달구벌 수성원두에 우람하게 치솟은 배움의 동산'으로 시작하는 교가처럼 언덕에 교사가 위치한 덕에 등교길에 제대로 체력단련을 하게 한 학교정문앞 제법 가파른 오르막과, 교련시간 때 자주 뛰어올라가 훈화교육을 받으며 진취적 기상을 길렀던 멸공동산과 관련된 기억은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리운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과 후 야간자율학습과 관련된 많은 애환과 추억이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사명감으로 늦은 시간까지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 주시던 선생님들이 그립다"고 덧붙였다.

화합과 소통을 통해 동문을 하나로 묶는 동창회의 존재는 소중하다. 경신고 재경동창회는 20일 관악산에서 춘계등반대회를 개최하고 인근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마무리는 교가를 부르며, 모교를 기억하고 추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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