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민 지원서 농기계에 깔린 70대 농민 구한 해병대원들

1사단 이해찬 병장·윤수영 일병
이앙기와 함께 비탈길로 떨어지자 온몸으로 이앙기 받쳐 구조 응급조치
"할아버지가 생명 지장 없어 큰 보람"

대민지원 중 농기계에 깔린 농민을 구조한 이해찬 병장(오른쪽), 윤수영 일병. 해병대 제1사단 제공.

해병대원이 농기계에 깔린 농민을 구해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해병대 제1사단에 따르면 이 부대 소속 이해찬 병장과 윤수영 일병은 지난 23일 오후 3시쯤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 대민지원을 나섰다가 농기계인 이앙기에 깔린 70대 농민을 발견했다.

이 농민은 이앙기와 함께 비탈길로 떨어지면서 깔려 생명이 경각에 달린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에 이들 해병대원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뛰어가 온몸으로 이앙기를 받쳐 올렸고, 다행히 농민이 받고 있는 무게의 압력을 줄여줄 수 있었다.

이들은 또 119에 신고를 한 뒤 호흡이 가빠져가는 농민의 옷을 풀어주는 등 응급조치 활동도 벌였다. 농민이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며 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3분의 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119구조·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현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농민은 어깨가 탈골된 상태였고, 이앙기 일부를 절단하지 않으면 농민을 꺼낼 수 없었다.

하지만 해병대원들과 119대원들의 노력 끝에 농민은 안전하게 구조돼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다. 농민은 무사히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병장은 "현장에 있는 해병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조치를 했을 것"이라며 "다행히 할아버지 옆에 우리가 있어서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었다. 생명에 지장이 없으시다니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윤수영 일병은 "해병대에 입대할 때만큼이나 큰 보람을 느낀 하루였다"며 "할아버지가 금방 쾌차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해병대 제1사단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7천여 명의 장병들을 투입해 포항 15개 지역을 대상으로 봄철 농번기 대민지원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