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판세를 가를 청년층의 표심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대결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었던 '민주당'이 대규모 가상 화폐 투자로 물의를 빚은 김남국 국회의원의 탈당 파문으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섬김과 청빈을 강조했던 김 의원과 민주당의 위선이 드러난 데다 가상화폐 투자에 실패한 청년들의 분노까지 얹어지면서 민주당이 벼랑으로 몰린 형국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반격 태세를 갖추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청년층 맞춤형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는가 하면 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더 담기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정치권에선 역대 여느 선거 때와 달리 내년 총선에선 '젊은 세대=민주당 지지'의 틀이 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청년층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 했던 국민의힘은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오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 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응답률 9.8%)한 결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6%, 민주당이 31%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18∼29세 지지율의 경우 민주당에선 전주보다 7%포인트(p)(32%→25%) 하락했으나, 국민의힘에선 5%p(20%→2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 '찍어내기' 이후 처음으로 맞은 호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다.
먼저 당내 청년정책 총괄 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특위)를 통해 취업준비생 토익 성적 유효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일괄 연장하는 방안을 1호 정책으로 내놨다.
아울러 예비군 훈련 수당을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예비군 3권 보장 방안'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30일에는 해커톤 방식 정책 오디션을 통해 청년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공개 선발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년 총선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좌우한다. 최대 승부처는 2030 표심"이라며 "'민주당 위기'를 '국민의힘 기회'로 바꿀 수만 있다면 여대야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틈새를 파고들자 민주당도 만회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청년층의 이탈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2~26일 전국 성인 2천504명을 대상으로 실사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1%p 오른 44.5%를 기록했다. 2030의 지지율도 함께 올랐다.
민주당에선 김남국 파문으로 출혈이 있긴 했지만 이른바 '꼰대 정당'보다는 민주당의 노선이 젊은 세대의 정서와 더 가깝기 때문에 좀 더 공을 들인다면 떠났던 젊은이들의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강도 높게 추진하며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이 평소 답지 않게 젊은 세대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토사구팽 한 꼰대정당"이라며 "민주당이 혁신작업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면 젊은층의 지지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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