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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금 적다" 모친 장례식날 부친 살해한 아들

1심 30년 보다 3년 감형된 27년 선고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금전적인 문제로 어머니 장례식날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50대 아들에게 징역 27년이 선고됐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A씨는 부친 B(89)씨를 2시간 동안 폭행해 다발성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5년 필리핀 국적의 아내와 결혼한 뒤 현지에서 생활하다 지난 2021년에 자녀들과 함께 귀국했다. 하지만 A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기초생활 수급자 대상자가 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평소에도 술을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사건 당일 A씨는 모친의 장례식을 치른 뒤 술을 마시고 B씨의 집을 찾아갔다. 모친 앞으로 들어온 부의금을 확인해 보고 A씨는 B씨에게 부의금이 많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다 감정이 격해진 A씨는 과거 B씨가 자신의 조언을 무시하고 부동산을 팔았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둘렀다.

B씨는 아들을 피해 집 밖으로 도망쳤지만 곧 A씨에게 붙잡혀 들어갔고 2시간가량 폭행했다. A씨는 B씨가 사망하자 집을 빠져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1심 재판 당시 살해 고의가 없었으며 당시 심신 장애 상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 "피해자 신체에 남은 무자비한 폭력의 흔적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고, 아들 손에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고통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2심 재판에서는 A씨가 반성하는 점과 아내와 누나가 선처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을 참작해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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