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4개월 아기 사망' 영주 찾은 경북도 부지사 "주민들, 도지사님 반기더라" 눈총

민주당 경북도당,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SNS 속 '재난 피해지역 방문기'에 '용비어천가' 지적
경북도 측 "이 부지사, 도지사의 편안한 소통 스타일, 직접 현장 챙기는 모습 알리려 한 것"

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29~30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북 북부 지역을 돌아보고 주민을 위로했다. 경북도 제공
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29~30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북 북부 지역을 돌아보고 주민을 위로했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최근 집중호우 산사태로 14개월 영아가 숨진 경북 영주시에 다녀온 뒤 도지사의 '민생 스킨십'만 칭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3일 '영주 산사태 14개월 아기사망, 영주시 취약지역 관리소홀 책임져야' 논평에서 "이달희 경제부지사는 경솔한 언행에 대해 영주시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4시 43분쯤, 자정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영주시 상망동에 산사태가 발생, 3대가 살던 주택이 흙더미에 묻혔다. 가족 대부분이 구조됐으나 14개월 여아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음에도 이달희 경제부지사는 이철우 도지사가 현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자신의 SNS에 '주민들께서 얼마나 반가와하시는지 다소 신이 나신 듯했다', '도지사님 나이가 한참 아래라도 아버지 만난 듯,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다 하신다. 그것도 즐겁게'라며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들에 상처를 주는 무개념 용비어천가를 불러 원성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부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주와 봉화 재난피해 지역에 다녀온 사진과 함께 "저 건너 50여 가구는 당분간 어디로 다니나요? 걱정하시는 도지사를 맞이하는 마을 주민들은 반갑기 그지없는 현장~"이라고 썼다.

이어 "고마운 주민들의 반가움에 지사께서는 하천과장에게 꼼꼼하게 지시내리고 현장을 떠나신다. 넓은 경북 이철우 도지사의 발길이 안 닳는('닿는'의 오기로 추정) 곳이 없다"면서 "도청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갈 때보다 가볍다"고 덧붙였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민주당 경북도당은 "(이 부지사는) 지자체의 장마철 안전관리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기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보내며, 취약지역 관리에 소홀한 영주시는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고 재발방지 후속대책은 물론 사고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이달희 부지사가 피해현장 주민들과 이철우 지사의 소통을 강조하고자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도지사의 편안한 소통스타일, 직접 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알리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북도당은 "사고지역은 과거부터 산사태 우려가 나오던 곳으로, 최근 행정공백으로 장마철 대비 전수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인재"라고 지적했다.

또 "사고 주택은 무허가 가건물인 데다 지붕에 거적을 덮어 겨우 비를 피하던 형편이 어려운 가구로,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 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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