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전격 회동을 통해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지만, 각각 '단합'과 '혁신'에 방점을 찍으면서 공천룰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28일 회동에서 내년 총선 승리가 국민을 위한 민주당의 역사적 소명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각론에서 이 대표는 "총선 승리에는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한 반면, 이 전 대표는 "혁신을 통해 단합하고 국민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단합, 이 전 대표는 혁신을 강조한 것으로 두 사람의 입장차는 결국 공천룰을 통해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이 대표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 구축을 노릴 것이지만, 이 전 대표는 당 혁신의 중심에 비명계를 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비명계 이개호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음주운전 전력자와 투기성 다주택자 등은 예외 없이 배제하고, 학교폭력 전력자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공천안을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김은경 혁신위'가 지난달 출범하면서 공천룰 혁신을 예고,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가 혁신위에 사실상 전권을 위임하며 힘을 실어주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혁신위가 현역 기득권 타파를 통한 공천룰 혁신을 시도할 경우 물갈이 대상은 비명계가 될 것이라는 게 우려의 핵심이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서 이기려면 현역 중 50%는 물갈이돼야 한다"고 밝히는 등 물갈이론이 거듭 제기되는 것도 비명계로선 큰 부담이다.
비명계는 공천룰 혁신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 2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룰은) 이미 이개호 공천 TF에서 다 됐다"며 "세칙 변경 정도는 가능하겠다. (혁신위가) 그럴 권한은 없다고 아직도 생각을 하지만 만약에 건드리면 벌집을 쑤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계파 갈등의 뇌관인 공천룰 혁신안이 마련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당분간은 이른바 '명낙 회동'에 따른 총선 승리의 중요성에 논의를 집중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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