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의 '뿌리' 역할을 하는 고졸 전문인재 양성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13일 구미시가 한국은행 '2018년 지역산업 연관표'의 반도체 계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취업유발효과는 6천500여명으로 분석됐다. 향후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반도체 기업의 투자가 잇따르고, 이에 따른 신규 인력 채용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고졸 엔지니어 인재는 반도체 산업에서 뿌리 역할을 한다. 주로 반도체 생산라인에 배치돼 업무를 담당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 종사자 가운데 고졸 인재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반도체 산업 인재(17만6천509명) 중 고졸 인재는 4만4천74명(25%)으로, 학사 인재(8만797명·46%)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고졸 인재는 향후 10년간 3만4천여명의 추가 수요가 발생해 2031년에는 7만8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석·박사급 인재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졸 인재도 중요하다. 실제 현장 생산직의 경우 대다수가 고졸 또는 전문대졸 인재다. 그런데도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늘 고민"이라며 "구미가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된 만큼 향후 고졸 엔지니어 인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졸 인재의 수요가 상당하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2020년 기준 전국의 직업계 고등학교에서 배출한 반도체 신규 인력은 1천300여명에 불과하다.
구미를 비롯한 경북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현재 도내에서 반도체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고등학교는 구미전자공고(전자분야 마이스터고)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반도체 분야 졸업생이 매년 20~30명에 불과하고, 교육 분야도 반도체 소재부품(구미)이 아닌 시스템반도체(용인·평택) 분야다.
이와 달리 수도권 등은 고졸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찌감치 발 벗고 나섰다. 경기 용인시는 2026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반도체 제조·장비·소재·인공지능(AI) 등 4개 학과, 15개 학급, 정원 300명 규모의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40개 반도체 관련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기업은 개교 이후 현장 실무 노하우 등을 전수하며 학과 운영 등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우수 졸업생을 특별채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용인 외에 인천시와 강원도도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을 위해 뛰고 있다.
구미 경제계 관계자는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에는 반도체 기업이 344곳이나 있고 향후 더 많은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자체, 정치권이 고졸 반도체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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