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 물가 비상"…태풍 '카눈' 낙과 피해 등에 사과값 50% ↑

'카눈' 피해, 경북이 652㏊로 전국 최고…돌풍에 의한 낙과 대부분 사과 과수원서
홍로 사과 10만1천원, 50.5%↑…배추 160%, 무 127%, 양배추 106% 각각 ↑
"9월 말 이른 추석 앞두고 단기 수요 급증 시 서민 체감 물가도 더 오를 수 있어"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이 작년보다 줄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이 작년보다 줄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8월호 과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사과 생산량이 작년보다 18.7% 줄고 평년보다 9.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과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휩쓴 직후 농작물 가격이 또 한번 급등 조짐이다. 잇따른 자연재해로 침수와 낙과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농경지 1천565.4㏊가 카눈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여의도 면적의 5배 수준이다.

침수와 조풍(소금기 있는 강한 해풍) 피해 면적이 952.8㏊에 달했다. 농작물 피해의 3분의 1(557.4㏊)이 벼에 집중됐다. 이어 당근(95.0㏊), 콩(86.7㏊), 고추(60.4㏊) 등에 피해가 컸다.

돌풍에 의한 낙과 피해는 대부분 사과(524.9㏊) 과수원에서 발생했다. 전체 피해를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652.8㏊로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경남(352.6㏊), 전남(219.1㏊), 제주(158.0㏊), 대구(146.0㏊) 등 순이었다.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면서 주요 과일·채소 가격에 상승 조짐이 나타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주요 과일과 채소의 도매가격은 전월 대비 많으면 160% 넘게 뛰었다.

상품(上品, 이하 같은 기준) 배추(10㎏)는 전월 대비 160.7% 오른 2만5천760원으로 집계됐다. 양배추(8㎏)는 같은 기간 106.9% 올라 1만4천560원, 깻잎(2㎏)은 78.2% 오른 3만8천760원이었다.

시금치(4㎏)는 51.7% 오른 5만9천500원, 적상추(4㎏)는 17.8% 오른 5만920원으로 나타났다. 무(20㎏)는 127.3% 뛴 2만9천320원, 당근(20㎏)은 26.7% 오른 6만640원이었다. 풋고추(10㎏)도 51.9% 올라 8만2천980원으로 나타났다.

홍로 사과(10㎏)는 10만1천원으로 전년(6만7천70원) 대비 50.5% 올랐고 후지 사과(10㎏)도 8만6천225원으로 15.2% 올랐다. 배는 원황 품종(15㎏)이 5만6천900원에 거래돼 22.8% 상승했다.

올해 사과, 배 생산량이 봄철 이상기온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태풍
올해 사과, 배 생산량이 봄철 이상기온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태풍 '카눈'으로 인한 낙과, 침수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반영되면 도매가격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1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연합뉴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태풍 전부터 폭염과 폭우 등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가을 과일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경북 등에서 수확하는 사과는 올 봄 이상고온으로 평년보다 개화는 빨랐으나 뒤이은 추위로 냉해를 입었고, 지난달에는 집중호우로 낙과 피해를 입어 상승폭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피해가 총집계되고, 가을 수확 기간이 다가오면 과일값은 고공행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7~9월 날씨에 따른 계절적 요인과 추석 등 수요 급증으로 일시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올 추석은 9월 말로 이른 편이어서 단기 수요가 급증할 경우 서민 체감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극한호우와 태풍 탓에 지역 농가 피해가 크다. 피해 복구에 신속히 나서 민생안정을 유도하고 농민과 소비자 모두 큰 어려움이 없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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